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시민사회단체 신년 하례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노무현 차기 정부와 NGO와의 향후 밀월관계를 예고하는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돼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인수위원이나 파견 실무진 인선에 전.현직 노동계, 시민단체 관계자를 등용한 것이나 노 당선자가 내건 출자총액제한, 집단소송제 등 재벌개혁 공약들이 시민단체가 줄곧 요구한 사항과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차기 정부에서 NGO의 역할과 위상이 격상될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았다. 노 당선자 역시 이날 "국정 운영 등과 관련해 시민사회단체의 의견을 충분히 듣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노 당선자는 인사말에서 "(시민사회단체)여러분들이 직접 몇 표 모아줬는지 모르지만 여러분들이 해온 시민운동의 축적이 없었더라면 당선되기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절 한번 드리겠다"고 말한 뒤 90도로 허리를 굽혔다. 그러면서 "이번 대선과정이 특별했고 그 밑천이 시민사회 운동이었다"고 추켜 세웠다. 대선기간 동안 직.간접적인 시민단체의 도움이 적지 않았음을 시사한 대목이었다.
그는 이어 지난 89년 2월과 90년 8월 국회의원직을 두번 내던졌던 기억을 더듬고서 "(5공)청문회를 하다가 중단돼 국회가 제 기능을 못해 시민사회로 가는 게 나을 것 같아 '시민운동 하러 간다'고 사표를 써놓고 나갔는데 도로 거둬들여 부끄러웠다"면서 "하지만 기왕에 들어선 길이라 정치를 계속했다. 그만큼 시민운동을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거듭 시민단체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노 당선자는 시민단체에 느꼈던 섭섭한 점도 털어놨다. 그는 "'나 한 대 맞으면 너 한 대 맞으라, 독 깬 사람도 꿀밤 한 대, 접시 깬 사람도 꿀밤 한 대'식으로 형식적 균형주의를 견지한다"면서 "그럴 때는 좀 섭섭하더라"고 했다.
끝으로 노 당선자는 "나 또한 많은 실수와 과오가 있을 것이다. 여러분과 함께 만나서 걱정했던 그 때의 자세를 잊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가끔 한번씩 언론에 속상한 기사들이 나올 것이나 100점 짜리는 없다. 60~70점 정도 할 테니 5년 후에도 지금과 비슷한 심정으로 으쓱해서 말할 수 있을 지를 지켜 봐 달라"고 토로했다.
행사에 참석한 시민단체 지도자들도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 박형규 목사는 "노 당선자의 승리는 시민의 힘이니 잊지 말아달라"고 했고 최열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5년 뒤에도 박수 받으며 퇴임하는 대통령이 돼달라"고 주문했다.
댓글 많은 뉴스
한덕수 탄핵소추안 항의하는 與, 미소짓는 이재명…"역사적 한 장면"
불공정 자백 선관위, 부정선거 의혹 자폭? [석민의News픽]
헌정사 초유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제2의 IMF 우려"
계엄 당일 "이재명, 우원식, 한동훈 복면 씌워 벙커로"
무릎 꿇은 이재명, 유가족 만나 "할 수 있는 최선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