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라크 대량 살상무기 단서 못 찾아내 美 공격시점 연기검토

유엔 무기사찰단은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입증하는 결정적인 증거를 아직 발견하지 못했으며 오는 27일 제출할 보고서에도 전쟁의 명분을 제공할 만한 내용이 담기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사찰단 보고서를 계기로 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에 착수하려는 미국과 영국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쟁준비를 위해 걸프지역에 대규모 군사력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미국과 영국 정부 관계자들은 현재 유엔 사찰단 보고서가 결정적인 내용을 담지 않았을 경우를 상정, 향후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유엔 보고서에 전쟁의 명분이 될 만한 결정적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으면 백악관은 공격개시 시점를 연기하거나, 동맹국들의 분노와 반발을 감수하며 단독공격에 나서는 위험에 처하게 된다.

이라크 공격을 둘러싼 주변환경의 변화가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최근 북한 핵 사태가 국제적 관심을 끌면서 이라크 공격 지지 열기가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은 이라크 전쟁 확률을 50% 이하로 점치기도 했다.

나아가 유엔 안보리 이사국의 변화도 미국과 영국을 곤혹스럽게하고 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이라크 침공에 대해 명백한 우려를 피력하고 있는 독일이 2년씩 돌아가는 5개 이사국에 포함됐다.

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에 착수하기 위해서는 유엔 안보리의 추가 결의가 필요한 상황에서 독일의 가세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보고서 제출 시한이 다가오면서 유엔 무기사찰단이 사찰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이라크의 핵무기 보유에 관해 단서를 찾아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7일 미국 abc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이라크 핵무기에 관해 더 구체적인 정보를 원한다"며 미국의 정보제공을 촉구했다.

엘바라데이 총장은 9일 생물, 화학무기 사찰을 책임지고 있는 한스 블릭스 유엔 감시·검증·사찰위원회(UNMOVIC) 위원장과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이라크 사찰 진행상황을 보고한 뒤 오는 27일 최종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정리=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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