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해 정치권 빅뱅-(5)야권 향후 진로

한나라당을 비롯한 야권이 활로를 모색키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당장 1년여 앞으로 다가온 차기 총선이 발등의 불이다.

때문에 올 한해가 재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것인지의 분수령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표출된 정치권에 대한 변화 욕구를 어떤 식으로 수용, 당을 변모시켜 나갈지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도부 교체, 나아가 지도체제를 근본적으로 전환하는 문제까지 제기되고 있다.

각 당에서 정치개혁특위 활동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도 이같은 기류와 맞닿아 있다.

한나라당의 경우 차기정권 출범을 전후한 2, 3월중 조기 전당대회를 개최, 새로운 지도체제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이를 통해 대여 전열을 재정비한 뒤 원내 과반수 의석을 토대로 정국을 주도해나감으로써 차기 총선에 대비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이번 대선의 충격을 딛고 당을 추스려 나간다는 게 쉽지않다.

대선에서 연패한 데다 그동안 당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던 이회창 후보라는 걸출한 리더까지 사라진 것이다.

실제로 한나라당은 대선패배에 따른 책임론이 부각되면서 보수·중진그룹과 소장·개혁파들의 갈등이 보·혁논쟁으로 치달으면서 갈수록 커지고 있다.

소장파들의 경우 전면적인 당쇄신을 기치로 내세워 현 지도부를 포함, 그동안 당 운영을 사실상 주도해온 구민정계 인사와 이 후보 측근 세력 등의 일선 퇴진을 주장하며 궁극적으론 세대교체론을 강력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맞서 영남권을 중심으로 한 보수파 측은 단합 우선론을 제기하면서 "민주당 2중대식의 개혁은 안된다"는 등 전통적인 지지기반인 보수층을 대변할 수 있는 안정세력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 와중에 차기 당권을 겨냥한 물밑 경쟁도 중진급에서 소장파들까지 망라하는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대구·경북권만 해도 강재섭, 박근혜, 김일윤 의원 등등이 거론되고 있다.

때문에 전당대회를 통한 차기 당권의 향배에 따라 또 다른 내분에 휩싸일 수 있으며 일부 의원들의 탈당사태까지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자민련도 변화된 정치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당쇄신 작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향후 정국이 보혁구도로 재편될 경우 정통 보수당으로서의 기치를 내걸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이탈세력을 흡수, 당세를 확장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 충청권을 텃밭으로 지지기반을 다져나감으로써 민주당과 한나라당 사이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는 제 3당으로서의 입지를 굳혀나가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쇄신 과정에서 기존 지도부에 대한 퇴진 요구가 어느정도 수용될지 여부도 자민련의 향배와 관련, 주목된다.

김종필 총재에 대해 소장파 측의 퇴진요구가 제기되고 있으나 본인은 강력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민노당은 지난해 지방선거와 대선에서의 약진을 내년 총선으로 까지 이어가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특히 권영길 후보가 16대 총선에서 석패했던 창원에 재출마하는 한편 울산과 수도권 등지에 당소속 후보들을 대거 내세움으로써 또 다시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지난 대선에서 내걸었던 공약사항을 추진하는 데 주력, 지지기반을 확산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지난 지방선거에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통해 광역의원을 처음으로 진출시켰던 만큼 이번 총선을 앞두고도 국회의원 비례대표에 대한 정당명부제를 도입하기 위해 여론을 확산시키는 데 당력을 모으겠다는 것이다.

국민통합 21은 대선직후 공중분해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으나 일단 당을 유지, 발전시켜 나가는 데 주력키로 했다.

이를 위해 당내에 당발전특위를 구성하는 등 활로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정몽준 대표의 경우 정치일선에서 일단 물러나 있으나 향후 정국상황 추이를 봐가며 재기를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봉대기자 jiny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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