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은 어떤 신화(神話)를 간직하고 있을까.
수십만년 전부터 양은 원시인 화가들의 주요 모델이었다.
몽골 시베리아 등지에서 발견된 바위그림(巖刻畵)에는 어김없이 양의 씩씩한 모습이 등장한다.
인간이 험난한 자연환경과 싸우던 그 시절, 순하디 순한 양은 인간의 좋은 친구였다.
판화가 박철호씨는 양의 신화적 관점에 주목하고 작품을 구상했다.
작품 위쪽에는 몽골지역에서 발견된 청동기시대 바위그림을 전사(轉寫·실크스크린)해 옮겼고, 아래쪽에는 바위그림을 참고해 자신이 직접 드로잉했다.
그림 위쪽은 산양을 잡아 가축으로 순화시키는 역사를 알 수 있게 하고, 아래쪽은 양의 나이를 표시한 나이테 모양의 뿔, 풍요와 생산을 상징하는 거대한 성기로 인해 감상자를 매우 즐겁게 한다.
원시인 화가들이 영적세계를 인도하는 주술사였던 점을 감안하면 양의 신화성은 현대인에게도 새로운 의미를 던져준다.
박철호씨는 "단순한 그림보다는 양과 인간에 얽힌 영적세계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에게 '원시인 화가의 재림'이라는 이름을 붙이면 지나칠까.
그림:박철호(판화가)
글: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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