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또 카드빚 살인

카드빚이 또 살인을 불렀다.

8일 경찰에 붙잡힌 택시운전사 살인사건 범인들은 카드 돌려막기를 하다 빚이 감당할 수 없이 커지자 이를 갚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결과 중학교 동창생인 이들은 정모(25)씨가 500만원, 임모(25)씨가 1천500만원의 카드연체가 발생, 택시 강도를 벌이기로 모의했다.

이들은 범행 보름전에 칼·노끈 등 범행도구를 준비하고 한적한 곳에서 범행을 저지르기로 하고 현장답사까지 하는 등 치밀하게 준비했다.

범행 전에 이들은 담력을 키운다며 소주 3병을 나눠마셨다.

범행장소에 도착하면 "토할 것 같다"며 차를 세운 뒤 금품을 털고 차를 뺏기로 했던 것. 5일 새벽 3시쯤 대구시 중구 대구학원 앞에서 김모(44)씨가 몰던 택시를 타고 범행장소에 도착한 이들은 흉기로 김씨를 위협한 뒤 손발을 묶고 금품과 차를 뺏어 달아나려 했다.

그러나 김씨가 완강하게 저항했고, 힘에 부친 범인들은 준비한 흉기로 얼굴·목 등을 수십차례 찔러 결국 김씨를 숨지게 했다.

강도를 모의했으나 살인까지 저지른 것. 당황한 이들은 열쇠뭉치를 차안에 흘린 채 도주했다.

경찰은 열쇠뭉치를 유력한 단서로 수사에 착수했다.

열쇠 중 하나가 당구장·PC방 등에 있는 '초코볼 자판기'열쇠임을 파악해 유통경로를 추적했고, 범인들이 김씨를 묶는데 사용한 노끈이 특정 할인점에서 판매하는 것임을 알아내고 폐쇄회로에 찍힌 이들의 윤곽도 확인했다.

결국 범행 사흘만에 범인들은 붙잡혔다.

김태범 성주경찰서 형사계장은 "20대의 무분별한 카드사용이 끝내 이들로 하여금 살인까지 저지르게 했다"며 "당초 수사가 어려울 것으로 우려했으나 유력한 증거물을 포착, 신속한 수사를 한 덕분에 범인을 검거했다"고 말했다.

성주·박용우기자 yw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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