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류현장-정인갑 칭화대 객원교수

"5년전 주중 한국대사관의 한국어강좌를 잠시 맡았을 때 '내가 아는 한국'이란 주제로 작품을 공모한 적이 있었지요. 중국 전역에서 500여편이 들어왔는데 심사 결과 깜짝 놀랐습니다.

한국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어요. 심지어 '조선노동당의 영도 아래 사회주의 건설이 잘 된 나라'로 아는 사람도 있을 정도니까요".

랴오닝(遼寧)성 출신으로 베이징 대학에서 중국 고전문헌을 전공, 중국 조선족의 대표적 지성으로 꼽히는 정인갑(鄭仁甲·56) 칭화(淸華)대 중문학과 객원교수는 "그러나 월드컵 이후로는 크게 달라졌다"며 "이젠 중국의 어떤 벽지에 가더라도 사람들은 한국을 알만큼 알고 있다"고 들려주었다.

정 교수는 중국 곳곳에 이처럼 한국이 급속하게 알려진 데는 TV 드라마가 큰 역할을 했다고 꼽는다.

중국 전역에서는 22개 성, 시의 TV방송국을 통해 매일같이 5, 6 편씩의 외국 드라마가 방송되는데 과거엔 미국과 일본 등의 드라마가 주종을 이루었으나 요즘은 한국 드라마를 보여주지 않는 방송국이 없을 정도라고 한다.

"드라마를 통해 한국사람들의 생활이나 사고방식 풍속 등이 매일같이 중국의 안방으로 밀려 들어오는 거지요".

정 교수는 중국인들이 한국 드라마를 볼 때 느끼는 가장 큰 매력은 아기자기한 줄거리 전개와 함께 다양한 캐릭터의 주인공들이 펼치는 섬세한 인간미의 표현이라고 꼽았다.

"중국인들은 바로 이웃나라면서도 생활풍습이나 사고가 많이 다른 주인공들을 보며 야, 이거 별미로구나 하고 이색적으로 생각하지요".

또한 한국여성들의 아름다움도 한류 보급에 톡톡히 한 몫을 하고 있다고 정 교수는 덧붙였다.

"중국 여성들의 아름다움이란 어딘가 가시돋친 듯 살기등등한 미라 할 수 있지요. 반면 한국여성에 대해서는 예쁘면서도 다른 세계의 여자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고들 해요".

정 교수는 "한-중 양국의 문화교류가 더욱 더 가속화되고, 또 중국으로서도 미국 보다는 한국의 드라마나 영화가 가격도 싸고 대중들의 반응도 좋은만큼 앞으로 중국 안방으로 더욱 드세게 밀려올 것 같습니다"고 전망했다.

전경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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