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개구리소년' 잊혀지나

개구리소년들 유골이 발견된지 107일이 지났으나 수사에 진전이 없고 시민들의 관심도 떨어져 수사본부 축소설까지 나돌고 있다. 이때문에 이 사건도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로 남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경찰수사 = 11일로 유해 발견 및 수사 108일째를 맞았으나 경찰은 범인은 커녕 범행도구의 윤곽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그 동안 경찰은 유골 발견 현장 인근에 실종 당시 거주했던 411가구 2천여명을 대상으로 다시 탐문 수사를 벌였고, 1989∼1991년 사이 인근 고교 중퇴자 1천여명을 상대로도 수사했지만 성과가 없었다.

꾸준히 들어오던 범인.범구 관련 제보 역시 지난달 이후 뚝 끊겨 제보 수사도 손을 놨다. 대구경찰청 조두원 수사과장은 "수사량은 엄청났지만 성과가 없어 막막하다"며 "지난달 국립수사연구소에 의뢰한 두개골 재감식에서 범행 도구가 밝혀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들 관심 멀어져 = 작년 9월26일 유골이 발견되고 11월12일 피살로 확인되자 전국민들의 관심이 이 사건에 쏠렸다. 유족들은 사설 수사기관인 '한국법과학연구소'에 경찰 수사와는 별도로 또 수사를 의뢰했고, (주)우리동네는 자체적으로 5천만원을 부담하고 시민.네티즌들로부터도 모금해 이 별도 수사를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수천명의 네티즌들은 개구리소년 추모 인터넷 동호회를 결성했다.

그러나 수사에 진척이 없고 여중생 사망 관련 반미시위가 전국에 번지면서 이 사건은 시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갔고, (주)우리동네 모금액도 19만원에 불과했다. 2억여원의 수사비가 필요하다는 한국법과학연구소는 수사에 착수조차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끓는 유족 = 유족들은 지난달 8일 천도재를 지낸 후엔 경찰과 사설기관 수사 결과를 속수무책으로 기다리고만 있다고 했다. 종식군의 삼촌 김질규(45)씨는 "요즘은 경찰이나 법의학팀으로부터 아무런 연락도 없어 답답하다"고 했다. 영규군 아버지 김현도(58)씨는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멀어지는 것 같아 부모된 입장에서 가슴이 미어진다"며 "다른 유족들도 지쳐 사건 해결에 자포자기 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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