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의 관례상 남성 전유물로만 내려오던 동네 이.구장 '어르신'이 '마님(?)' 시대로 옮겨가고 있다.
경남 합천군이 민선 3기 출범과 함께 여성들의 사회참여를 유도하고 마을의 대소사를 여성 특유의 자상함으로 챙기도록 하기 위한 취지에서 전국 처음으로 '당근'을 제공, 신선한 변화의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각 마을에서 여성을 이.구장으로 뽑으면 마을 숙원사업비 3천만원을 지급하고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한다"고 권장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힘입어 군 전체 366개 마을들이 지난 연말 이.구장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여성을 무려 36명(약 10%)이나 압도적인 지지로 뽑았다.
또한 오는 음력 대보름 날을 맞아 선출하는 마을에서도 벌써 10여명의 여성이 뽑힐 것으로 예상, 지금까지 유일한 홍일점으로 동네구장을 맡아온 대병면 하금2구 김점순(57)씨와 함께 무려 50여명의 여성 이.구장이 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율곡면의 경우 총 27개 마을에서 8명, 용주면은 25개 마을에서 6명으로 여성을 선출한 셈이다.
특히 화제가 된 곳은 대양면 백암리 조두순(59)씨. 그동안 왕성한 지역활동을 인정받아 현 이장인 남편자리를 차지(?)한 셈, 그러나 주민들은 "남편은 구장하고 부인은 이장하면 된다"며 "마을에 경사났네…"라며 축하해 주기도.
예상을 초월한 많은 수의 여성 이.구장 배출에 심의조 군수도 고무된 듯 "말로만 여성 일자리 창출, 여성 참여확대를 외칠 것이 아니라 풀뿌리 마을 일에서부터 여성들이 적극 참여돼야 한다"며 "전국적으로 확대될 것을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계획은 최근들어 농촌의 젊은이들이 축산과 특작 등 고소득 작목에 매달리면서 잡무에 비해 수당이 적은 이.구장을 기피하는 현상이 두드러지자 여성인력 활용을 위해 추진하게 됐다.
군 관계자는 이같은 여성 참여시대를 확대하기 위해 올해 3억원의 특별사업비를 확보, 부족분은 추경예산 등에서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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