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가 본 2015년 포항.
포항시 장기발전 계획이 모두 완료된 2015년 포항은 인구 80만명의 국제무역 도시로 변모해 있었다.
흥해에 위치한 신항만에는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와 일본에서 싣고 온 농산물과 공산품, 광산물로 가득 차 있다.
수백여명의 근로자들은 이곳에 하적한 상품들을 북한-러시아를 통과해 유럽을 향하는 화물열차로 옮겨 싣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대륙간 철로 운송이 해상 운송에 비해 시간과 비용이 절반도 되지 않는 이점 때문에 포항이 철의 실크로드인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 동남아를 연결하는 새로운 국제교통 요충지로 부각된 것.
일부 농산물들은 신항만 배후단지에서 재가공된다.
자유무역지대로 지정된 이곳의 재가공업체에서 일하는 근로자 수는 무려 1천여명. 연간 수천억원의 수익을 포항에 안겨주고 있다.
모든 길은 포항으로 통하고 사통 오달로 뚫린 도로도 포항 발전의 한 축이 됐다.
10년전에 개통된 포항-대구간 고속도로에다 수년전 연결된 포항-울산간 고속도로가 부산을 1시간 이내에 연결했고 국토 동서를 잇는 포항-익산고속도로 등이 동남해안도시 포항을 명실상부한 한국 교통의 중심도시로 변모시켰다.
포항시의 지역총생산은 25조5천여억원으로 1인당 총생산은 3천300만원. 국민 1인당 총생산이 2천400만원, 경북의 2천500만원과 비교할때 엄청난 수준이다.
결국 포항은 국제무역도시가 되면서 국내 최고의 부자도시가 된 것이다.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포항은 양질의 문화.예술.의료시설들이 속속 들어섰고 일자리를 찾아 포항으로 몰리는 사람들 탓에 미분양 아파트와 택지는 찾아 볼 수 없게 됐다.
안강과 오천, 신광, 청하 등지에는 대규모 전원 베드타운이 들어섰고 포항의 110km 해안선을 따라서는 최고급 주택단지(Water Front형)들이 조성되고 있었다.
1. 포항의 제2 영일만 기적이 가능할까
장밋빛 청사진의 실현은 신항만의 활성화, 남북한 철도와 시베리아 횡단철도의 연결, 포항지방 4공단과 테크노파크의 성공 등이 맞물려야만 가능하다.
물론 전제 조건이 있다.
경색된 대북관계가 풀리면서 남북한 철도가 연결되는 등 상호 협력적 무역관계가 형성돼야 한다.
또 정부의 국토개발정책이 기존의 L자형(서.남해안 중심)에서 U자형(서.남.동해안 중심)으로 바뀌어야 하고 정부의 포항에 대한 투자 우선순위도 밀려서도 안된다.
이같은 선행조건이 모두 충족될 경우 포항은 2003년 1월 현재 인구 52만명에서 10여년뒤 80만명대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지난 96년 국토개발연구원이 내놓은 포항시 장기발전계획종합계획에 따르면 2011년 이미 포항의 인구가 80여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2002년 1월 포항시가 대학교수 용역팀에 의뢰해 만든 '포항비전 21'리포트에서도 2010년 인구 65만명, 2020년 76만명으로 예상하고 있다.
용역팀은 "인구 증가률을 매우 낮게 잡았다"고 강조하면서 "포항의 발전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밝히고 있다.
2. 신항만 활성화가 우선과제
흥해 신항만은 3만t급 선박 16대를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16선석 규모로 지난 96년 공사를 시작해 2011년 완공 계획이다.
총공사금액은 1조7천277억원으로 항만 길이는 3천390m이다.
해양수산청의 항만기본계획에 따르면 '향후 물동량이 많아지면 국가 예산을 지원받아 즉각 규모를 늘릴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어 전망은 밝은 편이다.
신항만에서는 일단 포항에서 생산되는 철강제품과 대구.구미의 섬유.전자제품, 경북북부지역의 농산물을 수출하게 되고 조만간 항만시설이 포화상태에 이를 부산과 울산의 물동량도 일부 흡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포항-대구고속도로(40분대) 68km구간이 2004년 12월에 개통되고 포항-울산고속도로에 대해 실시설계비가 이미 책정돼 있는 상태다.
또 익산-군산고속도로와 연결될 포항-익산고속도로 건설도 계획돼 있어 서해안의 수출.입 물동량 일부를 포항이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신항만의 배후단지(180만평)에는 해양물류기지와 수출물가공시설, 테크노파크 연구물 생산공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3. 동해선이 시베리아철도와 연결되면 제2의 도약
남북관계가 호전돼 남.북 동해선이 연결되고 다시 시베리아횡단철도가 이어지면 신항만의 위상은 달라진다.
포항-삼척 171.3km구간 동해선이 2014년 완공된 후 북한 온정리까지 이어지면 부산-포항-나진.선봉을 잇는 환동해축 철로가 갖춰진다.
또 군산-대구-포항의 남부내륙축도 연결된다.
이렇게 되면 북한의 철강.중화학공업지대인 함흥.원산.청진 등과 남한의 철강.섬유.화학.자동차.전자공업단지인 포항.대구.부산.울산.창원 등이 하나로 묶어진다.
이어 남북한 철도는 러시아 보스토치니를 거쳐 모스크바까지 잇는 TSR(시베리아횡단철도.Trans-Siberian Railway.13,054km)과 중국 루먼-모스크바를 잇는 TMR(몽골횡단철도.Trans-Mongolian Railway.11,608km)과 연결된다.
양구간 모두 유럽까지 이어진다.
이로써 동아시아와 유럽간 철의 실크로드가 완성되는 것이다.
4. 포항지방4공단과 테크노파크도 포항 발전의 한 축
올 4월 대송면 대가.옥명리와 오천읍 문덕리 등지 63만4천평에서 공사가 착공되는 포항지방 4공단에는 모두 1천547억원이 투입된다.
2006년 6월 준공 목표인 이 곳에 신소재와 조립금속.기계.비금속광물 등 철강 관련 업종 50여개 업체가 입주하면 연간 1조5천억원의 직.간접 생산 이익과 함께 5천명의 고용 효과까지 생기면서 인구는 2만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500억원을 들여 지곡동 4만2천평에 건립되는 테크노파크에는 벤처기업 100여개 업체가 입주하면서 신규 일자리 1천500개와 연간 3천600억원 직.간접 매출이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테크노파크 인근에 지정고시될 58만평 규모의 벤처기업 육성 촉진지구에는 생명공학연수센터와 나노기술산업화 지원센터, 방사광가속기 빔라인 등이 들어선다.
이곳에서도 천문학적인 생산이익이 창출돼 포항 경제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포항.박진홍기자 pj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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