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의제언-주운물건 돌려주는 양심 아쉬워

졸업을 앞둔 대학생을 둔 부모다.

아들이 며칠전 친구의 누나 결혼식에 고가의 디지털 카메라를 가지고 갔다가 새벽 1시쯤 동구시장 근처에서 카메라를 택시에 두고 내렸다.

카메라를 잃어 버린 뒤 며칠동안 끙끙거리고 자책하며 밥마저 제대로 안먹는 바람에 얼굴까지 크게 상했지만 꾸중도 못하고 달랬다.

그 카메라는 꼭 갖고 싶은 마음으로 추운 겨울에 손이 얼어가며 아르바이트해서 산 것이라 아들의 상심은 더욱 크다.

카메라를 구입한 뒤 곧바로 카메라에 휴대전화, 집전화 번호 등 연락처를 다 적어 놓았지만 아직까지 습득자로부터 연락이 없다.

언젠가 외국 어느 나라에서는 주운 물건을 파출소에 가져갔더니 경찰관이 물건주인이 찾아갈 수 있게 주운 장소에 다시 갖다 놓으라고 말을 해 의아해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우리로서는 상상도 못할정도로 아름다운 이야기다.

카메라를 찾기 위해 택시조합에도 전화를 해보았고 연락처를 보고 전화가 오지 않을까 싶어 하루종일 전화기 옆에 붙어있는 아들의 모습이 애처로워 죽을 지경이다.

우리나라도 분실한 물건이 주인에게 돌아오는 일등국가가 하루빨리 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젊은이들이 우리 사회에 대한 신뢰감을 가질 수 있게 택시기사분의 양심을 믿어본다.

임영지(대구 범어4동)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