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조까지 어떻게 버텼나-옷속 나뭇잎 넣어 보온

"살아 있습니다! 살아 있습니다!"

19일 오전 8시36분쯤, 날이 밝자마자 인근 산악과 합천호 수색에 들어간 구조대로부터 생존자들의 발견을 알리는 흥분된 목소리가 무전기를 타고 구조본부로 날아들었다.

믿기지 않는 놀라움이었다.

10분쯤 뒤 정비사 장성모(40)씨와 외국인 2명을 태운 헬기가 지휘본부에서 500여m 떨어진 합천호 가장자리에 도착했다.

흙이 묻고 물에 젖은 초췌한 생존자들은 밤새 추위·공포·배고픔과 싸운 탓인지 완전히 탈진한 모습이었다.

이들은 모포 하나씩을 덮은 채 구조대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걸어 올라왔다.

곧이어 나머지 외국인 생존자 2명이 보트에 태워져 왔다.

이들은 곧바로 경북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사고에서 구조까지 16시간. 다섯명의 생존자들은 살을 에는 듯한 한겨울 강물 속을 뚫고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장성모 정비사는 "어둠 속에서 체온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위해 떡갈나무 잎과 스티로폼 조각 등을 주워모아 젖은 옷 속에 넣어 보온에 주의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구출된 폴란드인 스와보미르 그와스 조종 강사는 발 부분을 농업용 PP호스로 감고 있었다.

이들은 추위를 견디기 위해 끼리끼리 부둥켜 안거나 잠들지 않으려 애썼다고 했다.

이들도 멀리 있는 불빛은 봤다고 했다.

그러나 사고 충격과 200여m를 헤엄치느라 만신창이가 된 몸, 동료를 잃은 슬픔, 추위때문에 산 속을 나설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고 했다.

정광효기자 khjeong@imaeil.com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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