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주류 '동병상련' 민주-한나라 중진 개혁파 압박 곤욕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모두 당내 개혁파들의 압박 공세에 구 주류들의 반발이 거세지는 등 분란에 휩싸여 있다.

민주당은 살생부 파문이 법적 문제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고 한나라당에서는 보수파 중진들이 정체성을 들며 개혁을 부르짓는 소장파들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민주당 한화갑 대표가 "당이 중심"이라며 신주류측에 압박을 가했다.

한 대표는 20일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외부에서든 내부에서든 당을 흔드는 일은 용납할 수 없다"며 "무엇보다도 당이 중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창당기념식에서도 "노무현 당선자가 당적을 갖고 대선에서 승리했고 아직까지 당 대표의 서명이 기재된 당원증을 가지고 있다"며 "대선을 승리하고도 축하분위기 속에서 창당행사를 갖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고 심정을 밝혔다.

또 지난 주말 여야 총무와 노 당선자의 3자회동에 대해서도 "당이 미리 알 수 있게 해줬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인수위에서 결정한 내용도 해당 상임위에서 의견을 들어야 당의 정책이 될 것 아니냐"고 불만을 표출했다.

구주류측인 정균환 총무와 한광옥 최고위원도 살생부 파문과 관련, "사이버 공간에서 익명으로 흑색선전과 인신공격을 하고 있는 인사들을 더이상 간과할 수 없다"며 윤리위원회에서 조사한 뒤, 결과에 따라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한나라당 중진급 의원들도 최근 논의되고 있는 개혁파 의원들의 행보를 "저돌적"이라며 제동을 걸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정치개혁을 담당하는 당 정치개혁특위 2분과위 회의에서 특히 강하다.

지난주 열린 2차회의에서 심재철 의원이 주장한 핸드폰 문자메시지 투표와 지구당 전자투표 실시안을 놓고 김형오 위원장 및 현승일 의원은 "너무 앞서 나가는 게 아니냐"며 반발했고 "오늘 당장 심 의원의 기획안을 확정짓자"는 원희룡 의원에 대해 "향후 다시 논의.검토하자"며 선을 그었다.

김만제 의원은 20일 개혁일변도로 흐르고 있는 당내 분위기에 대해 "대선 패배로 당이 개혁안을 실시하고 있다면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며 "이번 대선 패배는 후보 선택문제의 실패지 개혁 여부에 따른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현재 20, 30대가 중.장년층보다 더 보수적인 성향을 띠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조사결과도 있다"며 "기존의 가치를 무조건 부정해 버리는 개혁주장은 보수층과 이들을 대변하는 세력을 소멸시킬 뿐"이라고 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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