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불교계 방생행사 변화 바람

'인간방생으로 부처님의 자비를 온누리에'.

해마다 정월 대보름(2월15일)을 앞두고 열리는 불교계의 방생행사가 물고기를 놓아주는 행사에서 벗어나 집단 장기기증과 헌혈, 홀몸노인과 어려운 이웃과 함께 사랑을 나누는 인간방생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구시 남구 봉덕동 영남불교대학과 관음사(주지 우학 스님)는 2월부터 시작되는 방생철을 맞아 물고기 놓아주기 행사를 않는 대신 단체 장기기증 서명식과 함께 집단 헌혈운동을 펴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사찰단위로는 처음으로 벌이는 인간방생행사는 다음달 10일 방생법회와 함께 신도, 일반인 등 1천여명 이상이 참석한 가운데 사후 장기기증 서명과 헌혈운동을 실시하고 장기기증 서명서는 관련단체에 전달키로 했다는 것.

이번 행사를 추진중인 우학스님은 "종전과 같은 방생은 환경파괴에 대한 비판 등 부작용이 적잖아 올해부터는 인간방생에 초점을 맞춰 1천여명의 장기기증 운동을 펼치기로 했다"며 "많게는 2천~3천여명이 장기기증과 헌혈에 동참할 것"이라 예상했다.

장기기증이나 헌혈과 같은 새로운 방생은 자기방생 운동으로, 부처님의 자비를 어려움에 처한 이웃들에게 골고루 나눠주는 마음이 담겨있다고 덧붙였다.

건강문제로 헌혈대신 장기기증 서명에 참석기로 한 박선애(25·대구 봉덕동)씨는 "평소 장기기증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만큼 젊은층의 참여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헌혈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힌 영남불교대학 총동문신도회 배선혜 회장은 "점차 방생 의미가 인간방생 쪽으로 무게가 옮겨지고 있어 동참자들도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고 여신도 홍현희씨 역시 헌혈로 인간방생에 동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찰측은 2월5일 경북 예천의 어린이와 노인, 및 장애인들이 모여사는 연꽃마을에서 문화공연와 사물놀이 등도 펼칠 계획이다.

한편 영남불교대학측은 지난 98년에도 생명나눔실천회 등과 함께 석가탄신일(사월초파일)을 맞아 집단헌혈과 장기기증 운동을 펼치기도 했었다고 밝혔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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