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은 팔공산에 첫 눈이 펑펑 내리는 날이었다.
소리없이 허공에서 춤 추는 눈꽃송이를 바라보면서 문득 영겁의 시간이 멈춰진 느낌이었다.
우리 사회가 만든 또 하나의 비극 '성서 어린이실종사건'과 관련, 11년 6개월의 아픈 세월이 지나서야 개구리소년들의 유골이 발견돼 결국 타살로 밝혀진 전대미문의 사건이었다.
동화사에서는 실종 소년들의 영혼과 유족의 아픔을 위무하기 위해 천도재 의식을 갖게 됐다.
동화사 통일대전에 이운된 우리의 아이들아! 이 생에서 피우지 못한 꽃 일랑 부디 다음 세상에서나마 아름답게 피우기를 우리 모두는 두손 모아 간절히 기원했다.
저 창공에 흩뿌리는 눈꽃송이처럼 자유롭고 평안하기를….
아동학대나 유괴, 살해 등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또 미혼모에 의해 버림받는 영아들은 어떤가? 21년전 선원에서 정진할 때였다.
그날도 하루 수행일정을 마치고 저녁 8시쯤 대중 스님들과 함께 차를 마시고 한담을 나누고 있었다.
그런데 끊어질듯 들려오는 울음소리가 들려서 모두가 밖에 나가보니 아직 눈도 뜨지 못한 영아를 발견하게 되었다.
아기가 너무 어려서 다음날 시설에 보냈지만 세월이 많이 지난 지금도 그때 일을 잊을 수가 없다.
아마 그때 그 아기는 지금쯤 훌륭한 청년으로 성장했을 것이라 믿는다.
아동학대는 아동의 부모를 포함한 보호자 또는 성인이 자신의 신체나 도구를 이용해 아동에게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을 가하거나 방임하는 행위를 말한다.
그렇게 할 때 아동들이 겪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성장을 저해한다는 점에서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아동학대는 순간적인 화풀이 뿐만 아니라 알코올 중독, 부부갈등, 부모의 경제적 스트레스 등에서 비롯 되는게 보통. 그러나 이런 아동학대 사례들이 조기에 발견되지 않음으로써 아동들이 평생 지워지지 않는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우리 미래가 어린이들에게 있다면 아동학대에 관한 심각한 사회문제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
동화사 포교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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