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교단에서...-아름다운 만남

우리가 살아가는 데는 숱한 만남이 있다.

부모님과의 만남에서부터 시작하여 학교 친구들과의 만남, 사제지간의 만남, 이성간·동성간의 만남, 사회에서 직장동료·상사와의 만남 등등.

만남, 그것은 인연이요, 또 다른 시작이다.

교직 생활 30년의 길을 가고 있는 시점에서 내가 만난 초임 교사들과 나와의 만남도 그랬었다.

앙상한 나뭇가지에서 막 새싹이 돋는 3월, 어느덧 원로 교사가 된(?) 나와, 초임교사들과의 만남은 참으로 묘했다.

나의 눈에 비친 초임 교사들은 때묻지 않은 순수한 젊은이들이었다.

갓 태어난 햇병아리처럼 어린 교사들이었지만, 어딘가 모르게 넘치는 젊은이의 열정이 보였고, 나는 어린 초임 교사들을 나의 아들이나 딸처럼 돌봐주고 싶었다.

나도 그들처럼 초임 교사 시절이 있었고 그 때, 의욕과는 다르게 부딪쳐오는 업무로 어려웠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초임 교사들에게 준 나의 첫인상이 어떠했는지는 나도 잘 모른다.

하지만 우리들의 만남 이후에 그 초임교사들과의 인연은 점점 깊은 정으로 쌓여져갔다.

밤늦도록 함께 학교 일을 하고 난 뒤에 가진 한 잔의 소주, 노래방에서 서로의 체온을 느끼며 고함치며 노래 부르던 일, 초임교사들의 풋내기 선생님 경험담으로 폭소하던 일들. 그 외에도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는지.

그런데 그런 추억담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저절로 되지는 않았다.

보통 사람들은 나이 많은 연장자와 젊은이 사이에는 세대 차이 때문에 상대방을 이해하며 친해지기란 쉽지 않다는 생각들을 한다.

그렇지만 그런 세대 차이도 하나의 만남으로 생각하여 사랑이라는 테두리 안에 두어 보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어린 묘목이 거대한 떡갈나무가 되려면 물도 주고 바람도 막아 주는 것이 중요하지만, 애정 어린 눈빛과 한결같은 기다림의 오랜 세월의 흐름이 있어야 하는 것을 다시 한 번 되새기고 싶다.

만남과 헤어짐, 죽음과 삶이 어우러지는 우리의 삶은 참으로 값진 것이다.

고독한 우리의 삶에서 마음이 통하는 사람끼리 만나서 같은 시간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과거의 나, 그리고 해마다 새롭게 만나지는 초임 교사들과의 만남은 내가 교직에 머무르는 동안 계속될 것이다.

보다 그 젊은 세대와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내가 되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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