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난 12일부터 24일까지 이태리 따르비지오에서 열리고 있는 동계U대회와 FISU집행위원회에서 대구 하계U대회 준비상황을 보고하기 위해 이태리 동북부에 위치한 트리애스타 시 현지에서 홍보활동을 펴고 있다.
그런데 지난 13일 아침 FISU 사무국에서 조지킬리안 위원장 방에서 대구 조직위 간부들과 조찬을 함께 하자는 연락이 왔다.
이날 위원장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그동안 대구 조직위가 준비하고 있는 상황보고 및 FISU와 협의해야 할 업무를 보고 하였다.
나의 보고가 채 끝나기도 전에 위원장은 심각한 표정으로 북한의 핵문제를 들고 나왔다.
세계가 북한의 핵문제로 긴장하고 있는데 정작 한국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조찬회동을 끝내고 방으로 돌아와 TV를 켜보니 매시간 북한의 핵문제와 이라크사태에 대해 우려의 시각으로 보는 보도였다.
FISU의 집행위원들 뿐 아니라 각국의 스포츠 지도자들등 만나는 사람마다 '북한 핵문제가 어떻게 되느냐', '북한의 태도가 달라질 수 있느냐'는 등 걱정스런 태도로 접근해 오고 있다.
이곳에는 2010년 강원도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단도 함께 유치운동을 펴고 있으나 많은 동계스포츠 관계자들이 북한의 핵 문제가 조기에 수습되지 않으면 한국 평창의 대회유치는 어려울 것이란 충고를 하고 있다.
이들은 한반도의 사태를 깊은 우려와 함께 전쟁위험 지역으로 보고 있는데 우리 국민은 북한 핵문제에 대해 너무 안이하게 생각하고 있지나 않은지 모르겠다.
우리는 작년 한.일 월드컵 공동개최와 부산 아시안게임의 성공 개최로 국가 브랜드와 신임도가 크게 향상됐다고 본다.
그런데 이처럼 국민적 합의로 이끌어낸 호기를 놓쳐 버리지 않을까 걱정된다.
그동안 남북 스포츠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 동시 입장,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동시입장 및 북한응원단 파견 등으로 화해무드가 한껏 고조돼 있었다.
그런데 이번 북핵문제는 이제껏 쌓아온 스포츠를 통한 남북 화해무드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나는 23일 대구 하계U대회에 자크 로게 IOC위원장을 개막식에 참석시키고 국제대학스포츠 학술회의 개막 연설자로 초청키 위해 스위스 로잔에 있는 IOC본부를 방문할 계획이다.
이때 IOC 위원장이 행여 북한의 핵문제를 문제삼아 우리 초청을 거절할까 걱정된다.
국제스포츠와 북핵문제는 별개라고 생각될지 모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는 북핵문제를 빨리 해결해 국제사회로부터 전쟁 불안감을 털어내야 한다.
그럴려면 확실한 안보관이 우선돼야 한다고 본다.
우선 당장 올 대구U대회와 동계U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하는데 국가가 국제사회에서 불안하게 보인다면 누가 대회에 참가하려 하겠는가.
박상하(대구 하계U대회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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