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에 9년만의 큰 눈이 내리자 23일 오전 도로 곳곳이 통제되고 시내버스·택시 등의 결행이 많아져 출근길 지각사태가 빚어지는가 하면 시외버스·항공기 등도 결항돼 많은 시민들의 발이 묶였다.
그러나 사실상의 자연재해 상황인데도 대구시 및 경북도 구군청들의 대응은 미약해 시·도민들의 비난이 잇따랐다.
대구시내에서는 눈 때문에 가창 헐티재 등 10개 구간의 통행이 금지됐으며, 시내버스는 평소보다 두 배 이상 배차 간격이 벌어지거나 결행이 잦았고 상당수 택시들도 운행을 포기했다.
이때문에 23일 새벽부터 대구시 대중교통과에는 앞산, 논공공단 진입로, 동화사~갓바위, 황금삼거리~지산삼거리 등 구간에서의 시내버스 운행 여부를 묻는 전화가 폭주했다.
신암동 신한택시 관계자는 택시기사 중 8명이 출근을 않았다고 했고 개인택시들의 운행도 크게 감소했다.
서부·북부·동부 시외버스정류장에서는 22일 밤부터 지연 도착이 잇따랐고 23일에는 상당수 노선이 운행을 못했다.
서부정류장 경우 23일 오전까지도 전라도 방향 노선차량만 운행을 계속했으며, 북부정류장에서는 상주·단양 방면 등 15개 구간 버스 정상운행이 불가능했다.
시민들의 지각사태도 잇따라 김정용(32·대구 범어동)씨는 "40분이 넘도록 버스·택시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고 했고, 회사원 노기화(41·용산동)씨는 "겨우 탄 버스가 한 네거리에서 우회전하는데만 3, 4차례 신호를 기다리는 등 시간이 평소의 두 배나 걸렸다"고 했다.
자동차 사고도 잇따라 22일 밤 9시55분쯤 대구 읍내동 읍내시장 앞길에서 3중 추돌사고가 나는 등 대구시내 전체에서 이날 밤부터 23일 오전까지 100건이 넘는 사고가 발생했다.
활주로가 얼어붙으면서 항공로도 막혀 대한항공 경우 23일 오전 7시 출발 예정이던 대구발 김포행, 8시 대구발 제주행 여객기가 결항됐고 오전 7시 김포발 대구행 여객기는 운항이 1시간30분 지연됐다.
8시30분 김포행 여객기도 35분 지연 출발했다.
아시아나도 오전 8시30분 대구발 제주행, 9시 김포행 여객기가 결항됐으며, 대구에 8시 20분 도착 예정이던 김포발 항공편도 결항됐다.
한편 대구시내 구·군청 및 경찰은 22일 오후부터 비상을 발령, 제설작업에 나서고 교통 통제에 들어갔지만 대부분 시가지 도로조차 완전한 소통에는 이르지 못했다.
영천 16.7cm를 비롯해 경북 도내에 평균 9.1cm의 적설량을 보인 가운데 23일 오전 9시 현재 도내 국도 및 지방도 등 36곳의 교통이 통제됐다.
특히 22일 밤부터 도내 곳곳의 차량 통행이 제한됨에 따라 성주·고령 등 일부 군지역의 경우 인근 시지역에서 출퇴근하는 회사원들의 발길이 묶여 숙박업소들이 때아닌 호황을 누렸으며, 지역별로 재택근무를 실시하는 곳도 잇따랐다.
도로가 통제된 곳은 청도의 경우 각북면 오산마을 입구에서 헐티재 정상까지 902번 지방도를 비롯해 4곳, 김천 5곳, 성주·고령·경주 각 3곳, 칠곡·군위·영천·영양 각 2곳, 경산 4곳, 구미·예천·봉화·울진·청송·의성·영덕 각 1곳이다.
시·군을 잇는 시외버스는 물론 오지노선 시내버스도 통행도 제한돼 출퇴근길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또 경부고속도로 경산에서 건천간 양방향도 22일 오후 5시부터 도로가 얼어붙어 극심한 정체를 보였고, 구마고속도로 달성터널에서 화원간 대구쪽 도로도 23일 새벽 3시부터 도로 결빙으로 거북이 운행을 했다.
23일 오전 7시를 기해 동해해상에 폭풍주의보가 발효돼 포항과 울릉도를 오가는 여객선 운항이 전면 중단됐으며, 15t 미만의 소형 어선들도 출어를 포기한 채 항구에 머물러 있다.
포항공항도 22일 오후 4시부터 포항발 서울행 아시아나 8340편이 결항된 것을 시작으로 23일 오전 10시까지 항공기 운항이 중단됐다.
눈이 쌓이면서 비닐하우스가 무너지는 등 농가 피해도 잇따랐으나 아직 정확한 피해규모가 집계되지 않고 있다.
고령지역 딸기재배 농민들은 비닐하우스 윗부분의 눈을 치우느라 진땀을 흘렸으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22일 밤을 넘기며 대부분 제설을 포기해 비닐하우스가 무너지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국도유지건설사무소와 시·군들은 22일 저녁부터 제설차와 덤프트럭, 그레이더 등 중장비를 동원해 염화칼슘을 뿌리는 등 제설작업에 나섰으나 밤새 기온이 떨어지며 도로가 얼어붙고, 제설구간이 워낙 길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빙판길로 변한 도로 탓에 경북에선 간밤에 60여건의 크고작은 교통사고가 발생, 1명이 숨지고 60여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회1·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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