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도시 대구'의 명성은 인도네시아와 중국 등 후발 개도국의 추격으로 인해 80년대부터 빛이 바래기 시작했다.
그러나 결정적인 하향 변곡점(變曲點)은 97년 외환 위기 이후 시작된 기업 구조조정이다.
지역 섬유업계를 대표하는 '빅4' 중 (주)성안을 제외하고 동국은 워크아웃, 대하합섬은 법정관리, 금강화섬은 화의신청을 하는 등 된서리를 맞은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이후 대구 경제 양대 축의 하나인 섬유는 그 기능을 상실했으며 10년 가까이 지역총생산(GRDP) 전국 꼴찌라는 멍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동국무역이 워크아웃에서 벗어나 정상화 궤도에 진입할 것이라는 소식은 지역경제계에 '단비'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1일, 98년 6월 워크아웃제가 도입된 이후 이 제도를 적용받은 83개 기업 가운데 65개사가 정상화돼 연내로 워크아웃 제도가 끝날 것이라며 동국무역은 올 하반기 중에 경영이 자율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화섬업계의 만성병인 '과잉 생산'의 굴레에서 업체의 전반적인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동국무역도 뼈를 깎는 혁신을 단행했다.
98년 동국무역, 동국합섬, 동국방직, 동국화섬 등 4개사를 합병하고, 이현공장 등 3개사는 매각하는 등 수익성 없는 설비를 폐쇄했다.
당시 4천명에 가깝던 직원은 현재 2천500명으로 줄어들었다.
이런 노력으로 동국무역은 지난 99년 워크아웃 모범기업으로 선정됐으며 2002년 상반기 경영평가에서는 93점으로 최고 등급인 A를 받았다.
결국 지난해에는 79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제 동국무역은 한층 강도 높은 자구책으로 옛 명성을 되찾아야한다.
그러나 지금 섬유업계의 기상도가 그렇게 밝은 것은 아니다.
따라서 자율 경영을 통해 '제2의 창업'이라는 각오로 새 출발을 다짐해야 한다.
다행히 특화 상품을 개발하는 등 질(質)로써 승부를 걸고있다니 기대가 크다.
새로운 경영진이 들어서 '공격적'인 경영으로 한 단계 올라선 동국무역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곧 지역 섬유업계의 미래가 될 것이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