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이라크전 여론 확산

이라크 무기사찰단의 유엔안보리 보고를 하루 앞둔 26일 중국과 프랑스 정상들이 이라크 전쟁에 반대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는 등 세계 각국에서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확산됐다.

이들 정상은 한결같이 성급하게 이라크를 공격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에 반대하면서 이라크 문제는 정치적·외교적 수단을 통해 유엔의 틀 속에서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중국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과 프랑스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무기사찰단의 안보리 보고서 제출을 하루 앞둔 26일 전화통화를 갖고 이라크 전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향후 이라크 사태의 향배를 좌우할 사찰단의 보고를 하루 앞둔 시점에서 안보리결의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프랑스가 이같이 합의한 것은 대 이라크 군사행동에 대한 각국의 지지를 이끌어내려는 미국의 입장과 상반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앞서 장 피에르 라파랭 프랑스 총리는 지난 25일 "무기 사찰단이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요구할 것이 틀림없다"면서 "그들에게 시간을 더 주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요르단을 방문중인 요시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은 26일 암만에서 알리 아부 라게브 요르단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이라크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전쟁을 피하기 위해서는 안보리가 결정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한 브라질의 루이스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은 이날 "분쟁은 유엔 내에서 정치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면서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일방적 공격에 대한 반대입장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유럽연합(EU) 순번의장국인 그리스의 요르요스 파판드레우 외무장관도 이날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안보리 결의에서 계획된 절차상 27일은 끝이 아니며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면서 사찰이 계속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EU 외무장관들은 27일 브뤼셀에서 회담을 열고 이라크 문제에 대한 EU의 공동 입장을 조율할 예정이다.

하비에르 솔라나 EU 외교·안보 대표도 미 ABC방송의 '디스위크' 프로그램에 출연, EU는 이라크의 무장해제를 원하지만 군사행동이 시급하다는 미국의 입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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