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의 인터넷 대란(大亂)은 인터넷 강국이라 자처하던 한국의 체면이 여지없이 곤두박질 친 수치스런 날이었다.
그동안 우리는 인터넷 이용자 2천600만명(전국민의 70%),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1천만명이라는 양적인 팽창만으로 IT강국이라 스스로 자부해 온 게 결국 거품에 불과했고 '내실'이 없는 그야말로 외화내빈(外華內貧)임이 확연히 드러났다고 할 수 있다.
불과 35분간의 웜 바이러스 공격에 국가 전체의 유.무선 인터넷망이 전면 마비되는 인터넷사상 초유의 사건을 기록한 '나라'라는 오명을 쓰고 말았다.
이는 그동안 정부는 물론 학계나 인터넷 전문사업자들이 양적인 팽창과 놀이문화의 확산으로 수입에만 급급해온 결과의 소산이었음을 우리는 솔직하게 인정해야한다.
그 반성의 토대위에 이제부턴 질적인 성장에 역점을 두고 정부가 앞장서 이런 재앙이 또다시 올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이번 대란은 정부가 자초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가 된 웜 바이러스는 벌써 작년부터 마이크로소프트회사에서 그 피해를 경고하면서 보안이나 방화벽 구축을 서두를 것을 촉구했으나 우리는 이걸 우이독경(牛耳讀經)으로 스쳐지난게 화근이었고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른 것이다.
게다가 인터넷 저변이 광대한 한국을 경유지로 대규모 해킹이 이뤄진다는 경고도 수없이 많았으나 그에 대한 뾰족한 대비책도 없이 지나친 것도 이번 대란을 자초한 원인이기도 하다.
또 지나친 프로그램확장에만 신경썼지 이런 바이러스나 해커의 공격에 대한 보안시스템구축엔 극히 소홀했던게 화근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우선 정보통신부를 주축으로 재발방지를 위한 거의 항구적인 보안시스템개발에 우선 정부가 전력투구해야하고 학계나 전문업체들도 나름대로의 연구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인터넷 기술은 해커와의 끝없는 보안경쟁임을 이번 사건이 한국인들에게 다시금 깨우쳐준 '경고'로 받아들여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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