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화클릭-대구문화 현안

대구가 가장 시급하게 풀어야할 문화 현안은 뭘까?

문화를 꽃피우려면 문화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야 하지 않겠는가. 최근 대구시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지역 문화 현안중 대구시립미술관.방짜유기박물관의 건설이 시급하다고 보고했다.

대구읍성복원 사업도 거론됐지만 천문학적인 예산으로 인해 보류됐다.

이들 현안 사업의 향후 전망과 공사계획 등을 살펴봤다.

편집자

가장 시급한 현안인데도, 전망은 매우 불투명한 사업이다.

반드시 있어야 할 문화인프라인데도 아직까지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더욱이 사업시작부터 입지(수성구 삼덕동 대구대공원 부지)선정이 잘못돼 접근성 등에서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래도 대구시는 흔들리지 않고 굳건하게 미술관 건립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대구시는 지난해말 2003년 대구시의회 예산심의에서 미술관 부지 조사비 10억원이 전액 삭감된 아픔을 딛고, 올해 상반기중 다시한번 예산안을 제출키로 했다.

내년까지 71억원을 확보해 부지 2만1천평을 매입한 후 2005년부터 공사에 들어가 2008년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대구시가 정부에 바라는 것은 △총공사비 777억원 중 국비 지원금 200억원의 조속한 지원 △지방교부세 형태로의 지원 등이다.

대구시의 한 관계자는 "대구시의 열악한 예산사정에 비춰 문화관광부가 2005년 공사에 들어가기전에 국비 지원금을 집행해줘야만 시립미술관을 계획대로 지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시립미술관은 시 외곽에 위치, 시민들의 접근성과 활용도에 큰 문제를 안고 있는데다 시립미술관 진입도로(100억~400억원 소요)를 먼저 건설해야만 공사에 들어갈 수 있는 어려운 점을 안고 있다.

더욱이 기존 계획을 전면 재검토, 시내 중심가에 미술관을 짓자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앞으로도 미술관 건립에 적잖은 난관이 있을 것 같다.

전문 박물관 하나없는 문화 불모지 대구에 볼거리 명물로 등장할 방짜(方字)유기 박물관건립 작업이 새해 들면서 빨라지고 있다.

이미 대구시는 지난해 확보한 3억5천만원의 예산으로 박물관 설계용역 계약을 마쳤고, 28일 설계용역착수 보고회를 갖는다.

올해 안에 필요한 부지매입에 11억5천만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대구시 동구 도학동 공무원 교육원 예정지 인근에 5천여평 위에 들어설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박물관 건립에는 모두 109억원이 필요하지만 대구시는 국비 28억원을 확보하면 오는 2005년까지 완공이 무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물관에는 중요 무형문화재 77호인 이봉주(77.납청유기 대표) 유기장이 기증한 세계 최대의 징을 비롯, 각종 유기들과 전통 악기류 및 궁중제기류.전통유기제작 공구 등 1천250점의 물품이 전시된다.

2001년8월 기증 받은 대구시는 그동안 박물관 건립이 발등의 불이었던 것. 자칫 머뭇거리다간 기증받은 물건을 되돌려 줘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

지난 2001년12월 박물관 부지를 결정한 뒤 우선 대구시비로 예산을 확보함에 따라 1년만인 올해부터 본격 궤도에 오르게 된 것. 대구시 문화예술과 박물관 담당자인 배남식씨는 "값으로 따질 수 없는 귀중한 수많은 유기관련 물품들이 기증돼 대구로서는 전문박물관 건립을 통한 전국적 볼거리를 마련할 절호의 기회를 갖게 됐지만 국비확보가 문제"라고 말했다.

평북 정주 납청출신으로 현재 경기도 안산에서 유기를 제작중인 이봉주씨는 "시에서 예산을 들여 박물관을 만들어주면 앞으로도 필요한 유기관련 물품들을 계속 제공해 박물관 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할 계획"이라 약속했다.

대구시는 방짜 유기박물관이 들어서는 것을 계기로 오는 10월부터 유기 박물관 일대 4만8천여평에 박물관 6개동을 비롯한 체험학습 등 시설을 갖춘 박물관 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다.

도학동의 탈바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구 중구 약령시 한방 테마거리 조성구간내 지중화 공사중 옛날 대구읍성의 유적 일부가 발견돼 복원여부가 관심을 모았으나 사실상 읍성복원은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영남문화재 연구원 박승규 연구실장 등 문화재 전문가들은 대구읍성 전체 복원 대신 구 영남제일관 부근에 읍성 상징물 건립이나 읍성지도나 당시 생활모습 등을 담은 거리조성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대구시는 한방 테마거리 조성을 위해 대구 약전골목의 전력시설 지중화 공사를 벌이다 과거 대구읍성의 성벽돌로 추정되는 유물이 나오자 영남문화재연구원에 의뢰, 긴급 문화재 시굴조사를 벌였고 공사를 일단 중단됐다.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10일에 걸쳐 조사를 편 뒤 일부 구간의 전력시설 지중화를 우회토록 하고 테마거리 주차장 예정부지에 대한 발굴조사 등을 건의하고 문화재청도 지난 20일 이러한 내용을 대구시에 통보, 2월이면 중단된 공사가 재개될 예정이다.

이같은 대구읍성의 유적발굴에도 불구, 대구시내 일원을 연결했던 과거 일제시대 철거 전 모습의 대구읍성 복원은 현실적 문제가 너무 많아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대구시측은 결론짓고 있다.

대구시 문화예술과 김희석 문화재담당자는 "과거 읍성이 통과한 지점들이 이제 모두 상업지역으로 변해 편입에 따른 보상의 어려움과 상인들의 반발 및 교통난으로 복원은 불가능할 것"이라며 "대신 상징물 건립 등의 대안마련이 바람직할 것"이라 말했다.

대구읍성은 조선조 선조때 처음 축성됐으나 임진왜란으로 파괴된 뒤 영조(1737년)때 둘레 2.65㎞로 증개축했지만 1906년경 일제에 의해 철거됐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