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국 "후세인 테러유착 증거 있다"

미국은 27일 이라크 사찰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유엔 무기사찰단의 안보리 보고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사태의 물리적 해결을 강력히 시사하는 등 이라크에 대한 압박수위를 한층 더 높였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28일로 잡혀있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국정연설 후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과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유착관계를 입증하는 '새로운 증거'를 곧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8일 부시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계기로 미국의 이라크 압박공세는 더욱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이라크와 알-카에다와 연계를 입증하는 새로운 증거 공개를 통해 국제사회의 여론이 미국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전개될 경우 이라크 군사공격을 위한 미국의 발걸음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도 유엔 안보리 회의가 개최되기 직전 "미국은 유엔 사찰단의 보고를 해석함에 있어 이라크의 부분적인 위반도 비무장 요구의 거부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해 현재까지 드러난 의혹과 이라크의 협조거부만으로도 '중대위반'에 해당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부시 대통령의 국정연설 직후 29일에는 유엔 안보리가 다시 회의를 갖고 향후 대책을 논의한다. 이 자리에서 미국은 이라크가 이미 이라크의 무장해제와 유엔 사찰에 대한 적극 협력을 요구한 유엔 결의 1441호를 위반했음을 들어 군사행동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펴겠지만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나머지 상임이사국들의 반박이 예상된다.

앞서 유엔 사찰단은 이라크가 유엔의 무장해제 요구를 진정으로 수용하지 않고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지난 2개월간의 사찰결과를 안보리에 보고했다. 지난 60일 간 핵무기를 제외한 이라크의 대량 파괴무기 개발, 보유의혹 조사를 지휘한 한스 블릭스 유엔 감시.검증.사찰위원회(UNMOVIC) 위원장은 이날 안보리 회의에 출석, 이라크가 파괴했다고 주장한 대량의 VX 신경가스와 탄저균 등의 행방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라크 핵무기 관련 의혹을 조사해온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안보리 보고에서 "이라크가 1990년대 핵개발 게획을 포기한 이래 새로운 핵무기 개발계획을 추진해왔다는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1991년 이전 핵개발 계획이나 우라늄 입수를 시도했다는 의혹 등에 대해서는 이라크가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이라크의 핵 의혹에 관해 결론을 내리기까지는 좀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안보리에 사찰기간을 늘려줄 것을 요청했다.

외신종합=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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