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라크戰 우려 금융시장 불안 확산

미국-이라크 전쟁 우려, 미국경제 불확실성, 인터넷 대란 등 악재 속출로 주가가 급락하고 환율 하락세가 지속되는 등 금융시장의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 주가 급락

주가는 올들어 지난 6일 666.71로 고점을 찍은 이후 이날 590선까지 20여일만에 11%이상 떨어졌다. 종합주가지수가 6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작년 10월 11일 587.51(종가기준) 이후 3개월여만이다. 코스닥지수도 장초반 사상 최저치인 작년 10월 11일의 43.08을 밑도는 42.91을 기록했으나 오후 낙폭을 줄여 43선을 회복했다.

미국-이라크 전쟁 불안감에 북핵 사태가 겹쳤고, 세계 경제의 기관차인 미국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 투자자들을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전쟁 리스크가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이지만 미국의 작년 4분기 국내총생산 등 경제지표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기본적 경제여건도 좋지 않다"면서 "1차 지지선은 전저점 부근 580선으로 보고 있으나 상황이 악화되면 550선까지 밀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580선이 붕괴되면 반등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저가메리트가 부각되기 때문에 투자비중을 늘리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하는 증시전문가들도 있다.

△ 환율 하락

27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천170원선이 무너져 1천169.50원까지 내려갔다가 역외매수세와 외국인 주식자금 유출 등으로 달러 수요가 증가하면서 1천170원선을 회복했다. 이날 장중 저점은 작년 7월 22일 기록했던 종전 최저치(1천165.60원)에 근접한 것. 미국-이라크 전쟁 불안감에 따른 달러 약세, 엔화 강세가 그대로 연동돼 원화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환율 하락은 우리 기업의 수출에 직격탄으로 작용, 수출 채산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고 이는 경상수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1천150원대 위에서만 움직이면 경제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중국, 동남아 등과 가격경쟁을 벌여야하는 수출 기업들은 이미 '수출할수록 손해를 보고 있다'고 아우성이다.

△ 정부 시각

재정경제부는 주가 급락과 미-이라크전쟁 임박 등으로 경제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것과 관련, "아직은 주의깊게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재경부는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의 경제침체가 상반기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이미 예상했었기 때문에 미국의 주가급락에도 불구하고 증시 부양, 내수 진작 등의 대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한국경제가 세계경제의 흐름에 지대한 영향을 받는 만큼 세계경제의 변화를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재경부 관계자는 "미국의 경제는 하반기나 돼야 회복될 것으로 판단하고 이에 맞춰 정책을 세워두고 있다"며 "지금은 우리가 예상했던 범위를 벗어나지 않고 있는 만큼 특별한 대책을 세우지는 않겠지만 세계경제의 흐름을 주의깊게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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