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창 南區편입 '뜨거운 감자'

조해녕 대구시장이 달성 일부 지역을 남구로 편입하는 행정구역 조정계획을 밝히자 해당 지역간에 찬반 논쟁이 뜨겁게 벌어지고 있다.

조 시장은 최근 과대구인 달서.수성.북구의 일부 동을 과소구에 편입하는 방식의 1단계 행정구역 조정방안을 밝히면서 "2단계로 달성 일부지역을 남구로 조정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조 시장이 언급한 달성 일부지역은 가창면인 것으로 보인다.

◇가창지역 남구 편입론, 왜 나왔다 = 대구시가 구.군간 합리적인 행정구역 조정을 위해 지난 2000년부터 2001년까지 국무총리실 산하 한국행정연구원에 의뢰한 연구 결과에서도 달성군의 경계조정 필요성이 제기된 바 있다.

이 연구에 따르면 달성군은 인구가 15만여명으로 적은 편이지만 면적이 대구시내 구.군 가운데 최대여서 확대지향의 경계조정 대상으로서는 부적합한 면이 있으며, 오히려 축소지향적인 경계조정 필요성이 있다는 것. 또한 달성군이 지리적으로 2개의 권역으로 나뉘어져 있어 장기적으로는 분리 지향적인 조정을 시도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이와 관련해 대구시 권오곤 자치행정과장은 "가창의 경우 달성군의 중심지인 화원읍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주민 불편이 크다"면서 "이 때문에 남구 편입 방안이 제기되고 있지만 도로 등 기반시설 확충과 도시화 등 여건이 성숙돼야 하는 만큼 이 문제는 장기 검토 사안"이라고 말했다.

조 시장의 조정 계획에 대해 남구청 이신학 구청장은 가창 편입 당위론을 내세우며 찬성론을 폈다. 이 구청장은 "교통.교육문제 등 각종 생활불편을 겪고 있는 주민들을 위해 가창은 당연히 남구로 편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엇갈린 현지 분위기 = 가창 현지 분위기는 찬반이 엇갈렸다.

가창면 인구(9천900명)의 60%를 차지하는 토착 주민들의 대다수는 달성 고향 뿌리가 없어지고 '서자 취급'을 받을 우려가 있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반면 외지인과 학부모들은 지역개발과 교육 문제를 이유로 행정구역 조정에 긍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 이래서 반대한다 = 토착민 이정재(64·용계리)씨는 "지역에 뿌리를 두고 있는 주민들은 달성군에 남기를 희망하지 수성구나 남구 편입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논공읍으로 군청이 이전되면 교통불편이 가중되는 만큼 대구시와 군에서 계획중인 수성구 파동~달서구 달비골까지의 앞산 관통도로와 가창 정대~옥포 용연사간 도로개설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창 지역인사들은 지난 1995년 달성군이 대구시로 편입될 때만 해도 "학군 문제 등 교육여건이 열악한 가창은 수성구로 편입돼야 한다"며 집단민원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집단행동에 나섰던 면 번영회 등 가창지역 단체들은 올해부터 중학교 학군이 자율학군으로 조정돼 지역 학생들의 수성구 진학이 가능해지자 이제는 달성군에 남기를 바라고 있다.

박경호 달성군수도 "달성 전체 면적 472㎢중 111㎢를 차지하는 가창은 달성의 보루로 다른 구 편입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래서 찬성한다 = 가창초교 권오수(44) 교사는 "초교생과 중학생 숫자가 해마다 줄어드는 등 열악한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가창을 다른 구로 편입해 집중적인 교육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창초교의 올해 졸업 예정자 31명(우록분교 7명 포함) 가운데 16명은 가창중학교 진학을 우선 선택했지만 나머지 15명은 수성구 소재 중학교를 택했다는 것.

학부모 김순희(46·여·삼산리)씨는 "민원을 보기위해 대구 도심을 거쳐 달성군청까지 가야 하는 불편도 있지만 무엇보다 빈약한 교육환경이 제일 문제"라며 남구 편입을 적극 반겼다.

가창중학교는 수성구로 진학하는 학생들로 인해 존폐 문제까지 거론되고 있다. 박영진 교감은 "5년전까지 전교생이 500여명에 달했으나 해마다 급격히 줄어 현재는 104명에 불과하며 행정구역을 다른 구로 조정해 일반배정이 가능하도록 변경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수성구에서 3년전 이곳 전원주택으로 옮긴 이기만(54)씨는 "가창면 전체 면적중 84%가 개발제한구역인 상황에서 올 하반기에 해제 또는 완화조치가 되면 각종 개발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예상돼 구로 편입하는 안이 합리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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