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경희의 색깔로 보는 세상-(12)명절과 전통색

⑫ 명절과 전통색

명절때 색동저고리에 빨간 치마를 입은 여자아이나 푸른 도령복 차림의 사내아이들이 어른손에 매달려 친척집 나들이하는 풍경을 자주 보게 된다.

또한 노란 저고리에 다홍치마를 입은 여인들의 옷매무새는 명절을 신명나게 하고 특별한 날의 설렘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이는 이런 색들이 우리의 구미에 맞고 어려서부터 보아오던 색들인데다 무의식속에 우리 겨레의 생활 색깔로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색동저고리, 단청, 전통보자기 등에 쓰인 화려한 우리의 전통색은 대부분 오방색에서 비롯된다.

우리나라는 고대로부터 음양오행사상에 근거한 색채문화를 지녀왔다.

우주만물은 음양과 오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요소들이 서로 균형있는 통합을 이룰때 질서를 유지하게 된다는 논리를 말하는 이 사상에 대해 오방색은 상징적 의미의 표현수단으로써 이용되어 왔다.

단청이나 색동저고리, 전통보자기와 아기의 첫돌 잔칫상과 같은 특별한 날에 준비하는 화려한 음식색채의 조화는 모두 전통 오방색과 음양오행의 철학을 담은 예라 할 수 있다.

이렇게 화려한 유채색이 전통색으로 자리하고 있는 반면에 우리 겨레를 백의민족이라고 말한다.

흰옷을 숭상하는 것은 청렴결백의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계급이 낮은 농민, 서민은 흰옷을 입게 했으며 물들인 채색 옷을 입는 것을 금했던 것이다.

뿐만아니라 관복을 비롯하여 공복(公服)의 경우 그 계급에 따라 화려한 색채를 사용했으나 이러한 높은 신분에 속한 사람들도 평상시에 입는 옷은 주로 흰옷이었다.

즉 평범한 의미로는 함부로 화려한 색채를 쓰지 않음으로써 생활의 의미를 색채로 구별지으며 삶의 질서를 추구해 온 것이다.

유채색의 사용을 금했던 서민에게도 인륜지대사라고 하는 혼례식을 치를 때는 더없이 아름답고 화려한 색의 향연을 펼쳤던 것만 보더라도 우리민족의 색인 오방색에 대한 각별한 민족정서를 엿볼 수 있다.

고운 한복과 함께 오방색의 대표색인 청색, 백색, 적색, 흑색, 황색의 화려한 어우러짐을 보면서 축제인 명절과 우리 전통색이 가지는 의미를 되새겨 봄은 어떨까.

이경 트랜드컴퍼니 대표 artlee3998@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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