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북아 허브도시 포항-교육도시

포항이 전국적인 교육 명문도시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최고인 포항공대를 비롯해 한동대와 선린대, 포항1대학이 자리를 잡고 있고 117개 초.중.고교에 학생수만도 11만명이 넘는데다 교직원 수도 5천600여명에 달하고 있다.

교육에 관한한 양적인 팽창뿐 아니라 질적인 발전도 눈부시다. 그 중심에 포스코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포항은 포스코가 들어선지 30여년만에 인구 5만명의 어촌마을에서 50만명의 도시로 변모하면서 교육도시로 발전하기 위한 다양한 조건들이 갖춰졌다.

포스코에서 나오는 엄청난 돈이 포항에 뿌려지면서 높아진 개인 소득은 학부모들의 뜨거운 교육열에 상승 효과를 가져왔다. 포스코 근무를 위해 30여년간 포항을 거쳐가거나 살고 있는 수많은 포스코맨들. 상당수가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한 이들은 수준 높은 교육 환경을 조성하는데 일조를 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지금도 초.중.고 재학생 학부모의 20% 정도가 포스코나 협력업체에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경제적으로 중상층을 형성하며 포항 교육의 탄탄한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적당한 도시규모와 경제적 풍요가 갖춰지자 이번에는 우수 교사들이 포항으로 몰렸다.

포항으로 전근 온 교사들은 자녀들을 명문교로 진학시킬 수 있는데다 다양한 문화.경제적 혜택을 받을수 있는 점을 감안해 대부분 정착했다. 포항시교육청은 "경북지역 교원들이 가장 선호하는 도시가 포항"이라고 밝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최근 들어 포항에서 우수한 인재들이 대거 배출되면서 타 도시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지난 86년 인구 30만 도시이면서 4년제 대학이 없는 전국 유일의 도시라는 오명을 썼던 포항에 포항공대가 설립됐다. 철강산업관련 일변도였던 포항이 교육도시로 탈바꿈하는 중요 요인이 되면서 도시산업 구조도 첨단 과학산업 도시로 바뀌었다.

포항공대가 생김으로써 시민들의 교육에 대한 관심도 더욱 높아졌다. 포항공대 교수 200여명과 석.박사 과정 1천700여명, 학부생 1천300여명 등이 포항에 자리를 잡으면서 시민들에게 상당한 직.간접 영향을 미쳤던 것. 포항공대는 내부적으로도 꾸준히 실속을 다져왔다.

학생 전원에 대한 등록금 30∼40% 면제, 등록금 중 55% 장학금 환원, 1:5.6인 선진국 수준의 교수대 학생비율, 토플 550점이상 취득자 졸업 가능 등 다양한 혜택과 엄격한 학사관리로 우수인력을 모았다. 또 지난 94년 포스코로부터 3천억원을 지원받은데 이어 2001년 벤처형 R&D 명목으로 3천억원의 기금을 지원받아 대학발전기금 7천500억원을 확보했다.

이로써 포항공대는 독립 재정을 갖추게 됐다. 포항공대는 16년동안 박사 600여명을 비롯 석.학사 6천여명을 배출했다. 지난 95년 4년제 대학으로 개교한 한동대는 공동체 의식을 키우기 위한 담임교수제와 실무영어회화교육으로 지역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선린대는 재학생 3천여명 중 70%를 지역출신으로 선발하며 특히 간호사, 보건행정, 경찰분야에 우수한 인재들을 공급하고 있다. 포항1대학은 공업.수산계열 전문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경북에서 대표적인 비평준화지역인 포항의 최고 명문고는 포항고와 포항제철고다.

공립 포항고의 경우 한학년 420여명중 매년 서울대 25명, 연고대 20명 이상 진학하고 있고 포항공대와 경찰대, 사관학교에도 다수가 진학하는 전국 최고의 명문중 하나다. 한 학급 35명 중에서 5등이내에 들면 서울의 명문대에 입학할 수 있고 꼴찌도 4년제 대학 진학이 가능하다.

사립고로 남녀공학인 포항제철고(한학년.440명)의 학력도 포항고와 비슷한 수준. 여고 명문인 포항여고(한학년. 435명)에서도 서울대에 10명내외, 연고대.이대.숙대에 50명 이상이 진학할 정도로 강세고 이밖에도 대동고와 영신고, 유성여고 등에서도 꾸준히 많은 인재를 배출하고 있다.

포항이 비평준화지역인 까닭에 과거에 비해 우수인재들이 대구나 서울로 유출되지 않는 점도 학력이 대도시 수준을 웃도는 이유 중의 하나다. 명문대 진학이 교육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의 전부는 아니지만 평가 기준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현실에 비춰볼 때 포항은 교육도시라는 데 이론이 없다.

엘리트체육 부문도 타도시와 비교해 비교적 넉넉한 경제력과 많은 학생수로 인한 저변확대, 명문고의 권위 등으로 최근들어 상승일로에 있다. 포항고의 테니스, 포철고의 체조, 포철공고의 축구, 영신고의 태권도, 동지고의 유도, 대동고의 검도, 포항해양과학고의 역도 등이 전국 수준이다.

중학교에서 개인 합산 성적을 내지 않을뿐 아니라 고교 진학도 내신성적으로 결정해 학력 수준을 타도시와 비교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포항의 높은 고교 학력 수준과 문화 수준, 교육열, 인적구성, 교사진 등을 감안할 때 전국 수준임에는 틀림없다.

초교도 중학교와 비슷한 상황이다. 여기에다 신개발지에 최근 설립된 두호남부.이동.대흥.연일형산.장량.유강.창포초교에는 쾌적한 교육시설과 젊은 층이 밀집한 아파트촌의 장점까지 더해져 수준 높은 교육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포항의 교육시설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포철 동.서.지곡 초교와 포철중, 포철고와 포철공고 등 포철교육재단 산하의 학원(1만4천여명)들이다.

이 학교들은 교사 급여를 타 학교보다 13∼14%를 더 지급하는데다 교원 자녀 2명에 대해 대학까지 학비 전액을 지원하는 한편 무주택 교원에게는 2천만원을 무이자 20년 상환 조건으로 빌려주는 등 다양한 혜택으로 우수교사들을 대거 유치하고 있다.

또 학생들에게는 초교-중학-고교 12년 과정을 연계해 전문화된 현장 특기 적성 교육과정을 제공하고 있고 특기적성 교육 프로그램 수도 1인당 1.7개 수준에 달하고 있다. 초교생에게는 등록금을 면제해주는 지원책으로 지역 교육 발전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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