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잇단 물가 상승...답답한 서민 가슴

각종 물가가 잇따라 오르고 국제정세 불안으로 앞날까지 불안해지자 서민들이 심하게 움츠러들고 있다. 더우기 작년 여름 이후 지역 경기 불황세가 심화돼 수입은 제자리인데도 지출은 늘자 심리적 위축이 더 심각해지고 있다.

직장생활 9년째로 150만원 가량의 월급을 받는다는 이모(35.대구 용계동)씨는 당분간 승용차 운행을 포기키로 했다고 말했다. 버스와 지하철을 타면 한달 기름값으로 나가던 20여만원 중 10여만원은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때문. 한달에 6만원 가량 되는 담뱃값 때문에 담배도 끊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이씨는 "가끔씩은 가족과 나들이 갈 정도는 됐으나 물가가 너무 올라 이제는 그마저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했다.

초교생.고교생 두 자녀를 둔 오봉희(43.여.대구 침산동)씨는 학원 수강료가 뛰는 바람에 다른 지출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초교생 학원비가 이달부터 13만원으로 2만원 올랐고, 고교생 과외비도 지난달보다 10만원 오른 60만원으로 뛰었다는 것.

주부 왕선희(38.여.대구 신암동)씨는 시내보다 ℓ당 3, 40원 싼 맛에 승용차 기름을 넣으러 팔공산 일대 주유소까지 간다고 했다. 오가는데 드는 기름값을 생각하면 득보는 것도 없겠지만 싼 곳이 있다면 저절로 달려가게 된다는 것이다. 대구 농수산물 도매시장 한 상인은 채소류 소비조차 작년 중반 이후 대폭 줄었다고 했다.

회사원 김영우(42.대구 수성2가)씨는 "이라크 전쟁 가능성 때문에 에너지 가격이 또 오르고 덩달아 공공요금.생활용품값도 뛸 것 같다"며 "갈수록 살기가 더 팍팍해져 가슴이 답답하다"고 했다.

대구시내에서는 지난해에 이미 시내버스 요금 등 공공요금이 오른데 이어 연초엔 가정용 LPG 가격이 인상됐고, 기름값은 한달여만에 4일 또 올랐다. 3월 신학기를 앞두고 등록금.입학금이 줄줄이 인상될 예정이며 생활용품 가격도 들먹이고 있다. 통계청은 대구지역 물가가 최근 한달새 0.6% 오르고 일년 전보다는 4.3% 상승했다고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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