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적 요소는 물론 문학적(대사)·연극적(구성·연기)·미술적(무대장치·의상)·무용적인 요소가 복합적으로 어우러지는 종합무대예술인 오페라는 다른 장르와는 달리 그 효시가 분명하다.
1597년 이탈리아 피렌체의 파르디 백작 궁전에서 공연된 그리스 신화 주제의 '다프네'가 첫 무대였다.
그 이후 오페라가 우리나라에서 공연되기까지는 무려 3백51년의 세월이 흘러야 했다.
미 군정 시절이던 1948년 1월 조선오페라협회가 베르디의 '춘희(라 트라비아타)'를 무대에 올려 한국 오페라의 서막을 열었으며, 1998년 한국오페라 50년을 기록했었다.
▲대구엔 대구시립오페라단을 비롯 영남·대구·계명·로열오페라단 등이 어려운 여건에도 꾸준한 활동을 벌이면서 애호가층을 일궜으며, 경북오페단이 가세해 그 층을 확산하고 있는 모습이다.
더구나 근년 들어서는 대구시립오페라단 등이 초대형 야외공연을 가져 대중화에 큰 성과를 거뒀고, 5월 '대구 오페라 하우스' 개관을 계기로 '오페라의 도시'를 꿈꾸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부터 논의돼 온 '대구 오페라 축제' 개최가 실현을 향한 구체적인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대구시는 최근 첫 축제를 오는 10월에 열기로 하고, 이미 초청 오페라단 선정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다.
우선 올해는 대구시립오페라단·국립오페라단 등 4개 팀으로 10~20일간 첫 발을 내딛고, 내년엔 7~10개 팀으로 한 달 정도 열리는 전국 규모 행사로 확대하며, 2005년부터는 외국 오페라단이 참여하는 국제적 축제로 발전시켜 나가려는 움직임이다.
▲대구시는 이를 위해 오는 3월 중 실무기획단과 자문단으로 짜여진 프레 오페라 축제 조직위원회를 구성하고, 내년에는 국비 지원을 따내는가 하면, 2005년부터는 해외 전담반도 운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국제적인 축제로 가기 위한 길이 아직은 멀다.
예산 확보 등의 벽 때문에 우선 조촐한 행사로 출발해 연차적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움직임은 설득력이 있고, 현실성도 있어 보이나 반드시 '시작이 반'은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만 한다.
▲대구시 뿐 아니라 대구예총 차원에서도 오페라의 새로운 활로 모색을 위한 아트 포럼을 계획하는 등 의욕이 두드러지지만,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적지 않다.
전국 유일의 오페라 하우스 개관과 이 지역 예술인들의 역량과 잠재력은 그 가능성을 어느 정도 가늠케 한다.
그러나 재정적 뒷받침과 그 환원을 기약해줄 국내·외적인 견인력과 내실 다지기, 참여도와 열기 만들기 등이 관건이 아닐 수 없다.
아무튼 치밀하고 비전 있는 추진으로 첫 단추부터 잘 끼워 이 지역 사람들이 열망하는 세계적인 오페라 축제로 키워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태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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