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방대학 육성기대

피리소리 들리는 남쪽 끝에서 소리없이 오는 봄은 얼어붙은 대지를 녹이면서 맑은 미소를 짓게 한다.

그렇기에 힘없는 민초들은 언제나 즐겨 백년춘색을 동경한다. 하루를 천추같이 기다리는 대학의 봄.

수요자 기근의 스트레스에 젖어 오래 동안 방향감각을 잃고 미로를 헤매는 한국의 대학세계는 아직도 깊은 겨울의 능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상아탑이란 용어는 화려한 수식어가 된 지 오래다. 대학의 운명을 그들에게 걸다시피한 초라한 모습, 곤궁한 양태가 오늘날의 한국 캠퍼스의 실상이다.

기약없는 찬바람이 깔리면서 이렇게 혼란스런 대학의 뜰에 따뜻한 봄이 오기를 고대하고 그 날이 오기를 대학인들은 하루가 천추같이 기다려지는 봄이다.

시대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시대로 전환됐다.

정치지도자도 군림형 청와대 통치자에서 '국민이 대통령이다'라는 국민을 가까이 하는 부담 없는 대통령으로 바뀌었다.

뉴딜정책으로 대공황을 극복한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노변담화(Fireside Chat)라는 전파 미디어 프로그램에서 따뜻한 노변정담을 통해 대공황 때 미국민의 불안을 안심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이제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도 국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대통령이 될 것을 다짐하고 작금의 불안에 떠는 국민들과 위기감에 싸인 대학에 대해 토론과 대화로서 접근하는 발길을 하고 있다.

지방분권과 국가 균형발전을 위한 지난달 27일의 대구 국정 토론회서 당선자는 지방대학을 집중 육성할 것을 밝히고 교육비의 50%지원과 연구개발비의 대부분을 지방대학에 그리고 문화기술(CT)산업을 집중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와 같은 정책개진은 국민의 불안을 해소시킬 요인이 될 것 같고 대학의 뜰에도 봄이 올 것임을 전하는 반가운 메시지로 이해된다.

이길용(경북 전문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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