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육로관광을 위한 동해선 임시도로가 완전 개통됐다.
5일 정부·기업 합동사전답사단이 분단 50년 만에 남북 관통도로를 통해 방북했다.
남북관계의 새 지평을 여는 감격적 순간이었다.
점선(點線:뱃길)으로 이어졌던 남북한이 실선(實線)으로 연결되는 또 하나의 진전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역사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여론은 뜨뜻미지근하다.
왜일까.
경사가 돼야할 관통도로 개통이 상갓집 개처럼 비쳐지게 하는 일들이 잇따라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나라를 흔들고 있는 수억에서 십 수억 달러의 대북 비밀지원은 논외로 하자. 추문의 파장을 완화시키려 도로 개통을 서둘렀다는 짐작도 논외로 하자. 남한의 정부·기업 합동사전답사단이 군사분계선을 지나는 그 순간 북한은 '핵 시설 재가동'을 발표했다.
또 다른 벼랑끝 전술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전력생산을 위한 것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줄 나라는 없다.
전력생산량이 미미할 뿐 아니라 송배전 선로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임시도로 개통을 이상하게 만들고 있다.
미국은 최근 주한미군의 근무기간을 6개월 연장한 데 이어 전폭기 추가 배치, 한반도 해역 항공모함 파견 등 무력증강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이라크 전에 따른 북한의 오판과 도발을 방지하고, 핵 개발 강행에 대응한 예비적 경고의 의미를 동시에 담고 있다.
이런 긴장과 갈등의 틈새에서 진행되는 남북교류가 정상적인 것으로 비쳐질 수 없다.
오히려 국민들은 임시도로 개통을 혼란과 불안의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
북한 핵 사태로 전쟁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국제사회의 우려 속에서 관광교류를 활성화한다는 말이 기껍게 들릴 수 없다.
정부는 이런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려 정책의 중심을 분명히 해주어야 한다.
선(先) 위기해소, 후(後) 교류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정책추진태도가 지켜져야 할 것이다.
한 손에 칼을 들고 다른 손으로 악수하는 모순이 있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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