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비바 라이프-대구마라톤클럽

마라톤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어떤 묘미가 있길래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마니아로 만들까.

어느 운동보다 인내와 지구력이 요구되는 마라톤은 결국 자기와의 외로운 싸움이다.

가장 정직한 스포츠로 연습때 흘린 땀의 양에 비례해 결과가 나온다.

그래서 마라토너들은 직접 달려봐야 묘미를 알 수 있다고 답변 한다. 그저 뛰는게 좋아서 뛰다보니, 혼자 뛰기보다 같이 어울려 뛰는 것이 더욱 좋아서 모인 아마추어 마라톤 동호인 클럽인 대구 마라톤 클럽 회원들도 완주 후에 맛보는 성취감을 최고로 꼽는다 . 마라톤 붐을 타고 대구지역에서 생겨난 30~40여개의 마라톤 동호인 클럽 가운데 가장 활동이 왕성한 대구 마라톤 클럽(www.taegumarathon.co.kr)은 지난 99년 창립됐다.

99년 춘천마라톤대회를 계기로 몇몇 아마추어 마라토너들 사이에 대구에도 마라톤 클럽을 결성하자는 논의가 시작됐다.

그해 7월 박인규, 이승희, 김대수, 손수돈씨 등 5명이 발기인으로 나서 대구마라톤 클럽의 모태인 '달리기를 좋아하는 대구 네티즌 모임'(약칭달구네)을 결성했고 2001년 1월 명칭을 대구마라톤클럽으로 바꿨다.

대구마라톤클럽은 아마추어 마라톤 클럽으론 전국 최고인 서울 마라톤클럽에 버금가는 클럽으로 성장했다고 자부한다. 정회원(연회비 7만원 납부)만 380여명에 달하고 대구시내에 7개 지부를 두고 있다.

회원들은 주중훈련은 시지,동촌,칠곡, 신천, 성서, 대곡, 두류 등 7개 지부에서 나눠 하지만 매주 일요일은 오전6시30분 신천에 모여 2시간동안 함께 운동을 한다. 동신교를 출발 상동교를 지나 돌아오는 왕복 10㎞코스를 완주하고 목욕을 한 뒤 회식을 하면서 마라톤과 관련한 정보교환과 대회 참가자들의 체험담 등 온통 마라톤 이야기로 꽃이 핀다. 회원들도 의사, 교수, 교사, 은행원, 증권사 직원 등 전문직에서부터 일용직 근로자까지 다양하다.

김시휘(54) 박순희(51·부회장)씨 부부가 최고령회원. 최연소는 23세의 여대생. 박 부회장은 여자 회원중 최고령이지만 자신의 건강나이는 29세라고 당당히 말한다. 그녀는 마라톤 시작 1년만인 지난해 10월 춘천마라톤 대회때 4시간 38분으로 풀 코스를 완주했다.

대구 마라톤 클럽은 2시간 20~30분대의 기록을 보유한 최고수준의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이 강사로 참가하는 오리엔테이션과 마라톤 런스쿨을 통해 초보자들에게 이론과 실습은 물론 자기체형에 맞는 주법을 가르쳐준다. 체계적이고 규칙적인 훈련 탓에 대구마라톤 클럽 회원들은 거의 모두 하프코스를 완주한 전력을 갖고 있으며 50~60%가 풀 코스를 완주한 수준급 마라토너들이다.

마라톤 기록만큼이나 회원들의 마라톤 입문 동기도 다양하다. 증권회사에 다니는 이상후(39)부회장은 회원이던 직장 상사의 권유로 3년전 10㎞로 시작, 지금은 3시간 18분의 기록을 갖고 풀코스를 4회 완주한 마니아다. 회사업무로 쌓인 정신적 스트레스를 육체적으로 푼다는 이 부회장은 뛰면서 마음이 그렇게 편안해 질 수 없다며 6개월만 하면 누구나 마라톤에 미치게 된다고 말했다.

친구소개로 만 2년 전인 2001년 1월 달리기를 시작한 정손진(47·컴퓨터사업·대구시 만촌동)부회장은 당시 3월에 열리는 동아 마라톤대회에 참가신청을 해놓고 50일간 맹훈련을 한 뒤 풀코스를 뛰었다. 그는 지금 생각하면 무모하기 짝이 없었다며 이 같은 모험은 절대 해선 안된다는 것을 누누이 강조했다. 2년간 전국대회를 찾아다니며 풀 코스를 16회 완주한 그의 최고기록은 3시간 11분. 정씨의 부인인 강경애(46)씨도 정씨가 동아마라톤 대회때 결승점에 들어오는 것을 지켜본 뒤 남편의 의지에 감동, 남편과 뛰기 시작해 4시간 9분의 풀코스 완주 기록을 보유하며 든든한 내조자로 변신했다.

스포츠댄스에 빠져있다 마라톤으로 종목을 바꾼 석병욱(45)씨는 하프 완주자. 그는 풀코스만 완주를 목표로 매일 아침 수성구민 운동장에서 7㎞씩 뛴다.

그 멀고 긴 시간을 달리면서 무슨 생각들을 할까.

아이들과 부인, 부모 등 가족에 대한 사랑, 직장이나 사업상의 문제부터 달리는 기쁨을 맛볼 수 있게 된 데 대한 감사 등 다양하다. 마라톤 때문에 건강을 되찾고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는 눈을 갖게 된 회원들은 부부간 금슬에 마라톤보다 좋은 것이 없다며 부부가 꼭 마라톤을 같이 할 것을 권유했다.

회원들은 클럽주최로 오는 3월 30일 열릴 제1회 달구벌 마라톤 대회 준비로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다.

하지만 '뛰다가 죽는다면 더 이상 행복한 게 없을 것 같다'는 극단적인 예찬론부터 '뛸 수 있는 데까지 뛴다''달리면 행복하다'는 등 이들의 마라톤 예찬론은 그칠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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