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는 1974년 에티오피아의 아와시강 하류 '하달'에서 발견된 고인류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화석이다.
약 320만년 전의 것으로 보이는 이 화석은 전체 골격의 약 40% 정도가 발굴됐지만 고인류 화석중 가장 완전한 형태로 남아 있는 것이어서 인류 진화 과정에서 규명되지 않은 연결 고리를 이어줄 최고의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이 루시는 키가 1m정도이지만 머리는 원숭이와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크고 치아는 퇴화돼 이미 먹을거리를 다소 '문화적인 방법'으로 일상화시켰을 것으로 추정되는 등 인간과 유인원의 특징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국제 영장류 동물학회 회장이자 영국 서섹스대,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인 앨리슨 졸리가 지은 '루시의 유산-인류의 성과 지능의 진화'(한상혁.윤지혜 옮김, 한나 펴냄)는 이 여성적인 이름을 갖고 있는 '루시'로부터 상징성을 빌려와 종전의 '적자생존' 진화론을 과감하게 비판하고 있다.
졸리의 주장은 '진화는 적자생존에 의한 생존경쟁이라기 보다는 공존을 위한 협력과 조직화의 과정'이라는 것. 또한 전투로 대변되는 남성위주의 관점을 벗어나 협력을 내세운 여성적 관점을 내세우고 있다.
즉 루시의 경우 성구별이 불투명하지만 루시를 닮은 암컷이 뛰어난 언어 구사 능력과 음식물 나눠먹기, 세대간 연계, 집단간 이동 등 남성보다 창조적인 능력을 이용해 인류진화과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졸리는 암컷이 지배하는 마다가스카르의 둥근꼬리 여우원숭이를 연구해 남성이 주도한 것으로 공인화 되다시피한 '진화'의 과정에서 여성의 역할을 강조한다.
'진화' '야생사회' '정신개발' '인류의 시대' 등 모두 4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 지은이는 인간과 비슷한 침팬지, 비비, 고릴라 등을 통해 진화에 대한 여러가지 가설을 여성적인 관점에서 풀어나가고 있다.
스스로 서문에서 밝혔던 것처럼 '여성이자 교사, 여우원숭이 관찰자'로서 문제에 접근했으며 그 결과 인간이 진화 하도록 박차를 가한 것은 다윈적인 격렬한 투쟁이 아니라 오히려 협력과 사랑이라는 여성적인 측면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지은이는 단순한 인류학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심리학.철학.사회학.정치학 등 모든 인문과학적 지식을 총 동원해 '인류의 정체성 찾기'를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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