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취업난 속에 대학생 아르바이트 구하기도 하늘의 별따기다. 적은 일자리를 놓고 많은 학생들이 '쟁탈전'을 벌이면서 열악한 노동조건을 감수하다 보니 급기야 대형인명사고까지 발생하는 등 대학가의 아르바이트가 사각지대화하고 있다.
6일 발생한 영천시 청통면 대구~포항간 고속도로 공사장 인명사고도 자격조건을 갖추지 못한 대학생들이 안전시설도 갖춰지지 않은 위험한 작업장에서 고임금을 받기 위해 무리하게 동원되었다가 당한 어처구니없는 인재였다.
근로복지공단 대구지역본부 관계자는 "방학만 되면 산재사고가 급증한다. 대구.경북에서는 수백명의 대학생들이 매년 방학기간 중에 다치는 것으로 추산되며 주로 건축.토목공사 현장이 많다"고 말했다.
대구일일취업센터 조래원 상담원은 "겨울엔 공사장 일감이 적어 아르바이트 구직난이 더 심각해진다"며 "대학생들은 낮은 숙련도 때문에 공사 현장에서 잘 받아주지 않아 우리 센터만 하더라도 새벽마다 10명 가까운 학생들이 되돌아 간다"고 전했다.
노동부 산하 대구.경북지역 각 고용안정센터 및 일일취업센터에는 겨울 방학들어 2∼3년 전보다 2배나 많은 아르바이트 지원생들이 몰리고 있지만 일자리를 구해가는 학생들은 그리 많지 않다.
대학생들의 인기 직종이었던 초.중.고생 상대 과외도 최근엔 자리 찾기가 크게 어려워졌다. 학원들이 우후죽순 생기면서 대학생들의 과외 자리가 점점 없어지고 있는 것.
경북대 취업팀 한 관계자는 "요즘 대학생들의 아르바이트는 파트타임이 대부분으로 백화점이나 패스트푸드점 등 서비스 업체의 서빙일이나 판매.영업.홍보 일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서비스업종 아르바이트는 대부분 임금이 시간당 2천500~3천원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일부 대학생들은 무리를 해서라도 근로조건이 열악한 건축.토목공사 현장을 찾는다는 것.
이날 숨진 경일대 영어영문학과 박창규(24)씨도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호주 어학연수비용 마련할 길이 없자 공사장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건설현장 잡역일은 일당 4만~5만5천원의 비교적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대학생들에게 선호되고 있지만 문제는 안전에 대한 사전 조치가 너무 허술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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