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에서 우리는 가끔씩 영화관에 가곤 한다. 스트레스 해소와 삶의 여유를 다소간 찾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런점에서 요즘 액션영화 '영웅'은 이연걸, 양조위, 장만옥 등 주연배우들의 화려한 무협신이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장예모 감독의 영웅은 너무나 정적이고 슬픈 몽환적인 영화였다.
와호장룡이 무협영화이면서도 감동적인 영화였던 것은 바로 액션에 색깔을 더해 '검'이라는 것에 삶의 무게를 담았기 때문이다.
영웅도 바로 색깔에 인물들의 갈등, 애증, 이념, 그리고 깨달음의 과정을 감독의 시선으로 담담하게 담았다.
막강한 일곱 국가들이 지배하던 춘추전국시대 중국대륙의 천하통일을 눈앞에 둔 '영정'(진시황)과 이념을 위해 그를 암살하려는 전설적인 자객들, 그리고 그 자객들을 상대해야 하는 이름 없는 장수의 이야기들. 관객들의 반응은 다양하겠지만 원색의 시각적 즐거움과 그 속에 담긴 뜻을 생각하면서 영화를 본다면 최고의 감동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붉은 색은 질투와 격렬한 감정을 나타낸다.
나에겐 이 부분이 뇌리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격렬한 애증의 붉은 옷과 질투의 색깔 노란 단풍이 이것도 거짓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두 번째 파란색은 희생을 나타낸다.
진시황을 암살하려는 무명을 위해 파검과 비설 중 한사람은 자신을 포기해야 한다.
이를 위해 파검과 비설은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아픔을 견뎌야만 한다.
투명하고 차갑고 슬픈색은 그들의 음모가 밝혀지는 부분이지만 그렇다고 진실도 아닌 색이었다.
그 다음 흰색은 절실한 사랑을 나타내고 진실과 죽음을 표현한다.
자신의 절실한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파검은 비설의 검에 몸을 던지고 결국 그 슬픔으로 비설마저 죽음을 택한다.
여기서 감독은 모든 진실을 얘기한다.
그린색은 회상을 나타낸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가지는 녹색의 의미는 희망이다.
파검이 영정을 죽이지 않은 이유가 분명 앞날에 대한 희망을 내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검은색은 진나라를 상징하는 전통 색상이다.
모든 색이 합쳐져서 검은색이 되듯이 지금 우리들의 본질적인 색깔을 말한다.
컬러가 영화에 미치는 영향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영웅은 색깔의 반복과 진실에 접근해 가는 방식이 지금까지의 영화와는 상당히 다르다.
또한 처음부터 끝까지 색을 도구로 그들의 얘기를 전개해 간다.
봄이 오는 길목 가족들과 함께 색의 미학에 빠져들 영화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경 트랜드컴퍼니 대표 artlee3998@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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