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전 초반전이 좋지 않아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 뒤 중앙싸움이 특히 어려웠죠".
8일 대구광역시 바둑협회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매일신문사 주최 제4기 여류명인전에서 여류명인 타이틀을 3연패한 루이나이웨이(芮乃偉) 9단은 담담했다. 대국 후 조혜연 3단과 30여분간 복기를 해가며 승부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상대 조혜연 3단의 바둑에 대해 묻자 어색한 웃음만 보였다.
"떠듬거리긴 하지만 곧잘 하던 한국어를 잊어버릴 정도로 피곤합니다"며 그만큼 힘든 싸움이었음을 내비쳤다.
"주위에서 아줌마라고 불러도 전혀 기분 나쁘지 않을 정도로 한국생활에도 어느정도 적응이 됐습니다".
2년전 대구에서 인터뷰를 가졌던 그녀는 당시 집과 기원만을 오가는 단조로운 생활밖에 없다고 했다.
그랬던 그녀도 이젠 휴일이면 동료기사들과 수락산과 도봉산을 찾는다.
루이 9단은 중국에서 동료 기사였던 장주주 9단과 결혼한 뒤 일본과 미국을 떠돌며 '바둑 난민'으로 불운한 삶을 보내다 1999년 한국에 정착했다. 일본에서는 그녀의 독식을 우려한 일본 바둑계의 텃세로 대회출전조차 하지 못했다. 그래서 아무 조건없이 받아준 한국은 이들에게는 기회의 땅이었다.
한국기원에서 객원기사로 활동을 시작한 루이 9단은 이후 지금까지 국내 여류기전의 타이틀을 한번도 빼앗긴 적이 없는 여류 최강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1월초엔 '유랑 기사'로 불운한 삶을 보내다 한국에 정착한 이들 부부의 자전적 기록인 '우리 집은 어디인가 1.2'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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