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CEO 시각-윤리경영만이 살 길이다

기업들의 준법정신을 높일 수 있는 근본 처방으로서 기업윤리가 강조되고 있다.

사실 이러한 흐름은 결코 새로운 것은 아니다.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업윤리가 어떤 것인지 알고 있고 예나 지금이나 기업경영에 있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 나가는 기업의 역할이 수익창출과 더불어 매우 중요시 되어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기업이익만을 극대화 시키려는 강한 기업(Strong Company)이 좋은 기업(Good Company)보다 더 선호되고 있는 현실인 것 같다.

앞으로는 강한 기업보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사회와 더불어 성장하는 좋은 기업이 더욱 강력한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생각한다.

미국 유명 기업경영전문지인 포천지가 선정한 '존경 받는 기업' GE, 월마트, 마이크로소프트 등 상위 1~10위까지 기업의 최근 5년간 투자수익률 평균이 25.5%로 S&P의 500대 기업 평균수익률 10.7%보다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 신용평가원의 '윤리헌장을 제정한 기업의 영업이익 비교분석'이라는 조사에서도 윤리헌장을 제정한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훨씬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윤리경영과 기업의 수익성의 인과관계는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았으나 대체적인 통계자료에서 윤리적인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수익성과 사회적 존경도면에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윤리경영과 관련하여 널리 알려진 사례인 미국의 유명한 생활용품 업체인 존슨앤존슨사의 경우 기업윤리가 무엇인가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1982년 한 정신이상자가 이 회사 제품인 해열진통제에 독극물을 첨가하여 여섯 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독극물사건이 발생하자 시카고지역의 제품을 모두 수거하라는 명령을 내렸지만 회사측은 오히려 미국 전지역까지 제품회수 범위를 확대시켰으며 자체적인 소비자경보를 통해 원인규명이 되기 이전에는 절대 제품을 복용하지 말라는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펼쳤다.

사실 이것은 회사의 잘못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회사측은 책임소재를 따지기 전에 전직원을 동원하여 이러한 홍보활동과 제품을 회수하였다.

존슨앤존슨은 책임회피나 발뺌보다는 유포된 독극물 약품의 회수에 전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다.

사건이후 시장점유율은 3분의 1로 줄어들고 이를 원 상태로 회복하는 데 3년이나 걸릴 정도로 회사의 피해는 막대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모습이 고객들에게는 깊은 인상을 심어 주어 99년과 2000년 연속 월스트리트 저널이 선정하는 '미국의 존경받는 기업 1위'에 뽑혔다.

이 회사는 전사적으로 이미 윤리경영이 보편화되어 특별히 윤리담당 부서도 필요가 없을 만큼 핵심역량으로 굳어져 있다.

고객, 협력업체, 주주 및 사회를 위하여 기업의 책임을 다한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는 '우리의 신조(Our Credo)'라는 기업내부의 윤리헌장을 모든 사원들이 암기하게끔 한다.

이러한 경영철학이 위기에 처한 기업을 살려낸 것이다.

평소 고객보다 기업 내부, 특히 상사나 조직을 중시해 왔다면 이러한 사건이 발생한 경우 전형적인 은폐, 축소가 이루어졌을 것이다.

그리하여 아마도 더 큰 금전적 손실과 함께 기업의 도덕성에 대한 사회적 지탄을 받았을 것이다.

백화점과 건설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우리기업은 최근 윤리경영 체제 구축을 위하여 지역 최초로 윤리경영선포식을 거행하고 윤리실천 선언문 및 윤리규범을 제정하였으며, 불공정 거래 신고접수처를 설치하는 등 윤리경영을 향한 발걸음을 조금씩 내디디고 있다.

이러한 윤리경영 체제 구축은 이윤추구라는 기업 본래의 목적수행과 더불어 기업의 여러 이해관계자인 고객, 협력업체, 주주와 투자자, 종업원, 지역사회에 대하여 '정직(Honesty), 성실(Integrity), 존경(Respect), 신뢰(Trust), 책임(Responsibility), 시민정신(Citizenship), 탁월(Excellence)' 등의 가치와 목표로 기업활동을 하는 것을 담고 있으며, 상호 공존 번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에 그 목적이 있다고 할 것이다.

기업의 임직원이 협력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으면 원가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결국 기업 경쟁력을 하락시키는 동시에 기업의 신뢰를 잃게 만든다.

기업 본연의 과제인 수익추구에서 이제는 올바른 기업, 도덕적인 기업, 존경받는 기업을 요구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응해 나가지 않을 수 없기에 누구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뒤처지지 않고 남보다 한걸음 먼저 앞서가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기업윤리를 실천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직은 시행 초기라 그 성과를 논하긴 어렵지만 차츰 우리 지역민들에게 당사의 노력이 알려질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는 항상 도덕성을 제 1의 가치로 여긴다는 GE의 가치헌장에 나오는 말처럼 윤리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기업들은 임직원의 직무만족도와 조직에 대한 자긍심을 높여 주고 있다.

윤리경영은 일시적 유행이 아닌 이 시대가 요구하는 기업생존과 가치증대에 필수적인 요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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