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코오롱은 해도형 장섬유 초극세사 '로젤(ROJEL)'이 웅변하는 최첨단 기술력과 컴퓨터를 활용한 '생산관리자동화시스템(CIM)'을 통해 '일등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국내 화섬(화학섬유)업계의 독보적 위치로 인해 유독 '세계 최초' '국내 최초'란 수식어가 자주 따라다닌다.
장선인 (주)코오롱 영남지사장은 "지난 2001년 세계 일류상품으로 선정된 '로젤'은 세계 경편시장의 60%, 국내 경편시장의 80%를 점유하며 코오롱의 기술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아이템"이라고 말했다.
코오롱 기술력의 산실은 경북 구미공장이다.
지난 1972년 구미 국가공단 1호로 준공된 이 공장은 원사 및 타이어코드지, 포장용 필름 및 비디오테이프, 장섬유 부직포,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등을 생사하는 대규모 복합사업장이다. 대지 25만평으로 단일 사업장으로는 구미공단에서 가장 넓고 1천700여명의 일꾼들이 포진하고 있다.
바로 여기에서 코오롱 기술력의 총화인 '로젤'이 나왔다.
화섬업계는 당초 머리카락 굵기의 1천분의 1 정도인 초극세사(絲) 개발이 '현실적으로 원단 가공이 불가능한 기술'로 여겼다.
그러나 개발팀은 일반 폴리에스테르보다 100배 이상 쉽게 알칼리용액에 용해될 수 있는 폴리머 개발, 2가지 성분 폴리머를 복합방사할 수 있는 새 방사설비, 벌집구조의 원사단면을 형성할 수 있는 복합방사장치 개발 등의 난관을 뚫었다.
또 가연, 제직, 정련, 감량, 염색, 기모, 열고정 등 복잡한 후가공 공정까지 극복했다.
이렇게 해서 천연가죽의 감촉을 그대로 재현하면서도 천연가죽으로 불가능했던 색깔과 세탁문제를 해결한 고부가가치 소재를 만들어냈다.
'로젤'은 드레스, 자켓, 코트 등 여성의류부터 스포츠웨어, 가구, 침장, 카시트 등 인테리어 분야까지 용도가 확대되고 있고 세계 경편(실로 원단을 짤때 뜨개질 모양으로 원단이 만들어지는 방법) 시장을 단숨에 석권했다.
'로젤' 개발에는 원사·수지부문 사원들과 함께 기술연구소의 몫이 컸다.
총 110명의 연구인력, 800여개 첨단설비, 연구 및 시험 5개동으로 이뤄진 기술연구소가 신소재 개발의 첨병을 담당하고 있다.
지금까지 특허 출원 3천300여건, 특허등록 900여건으로 국내 화섬업계에서는 독보적이다.
특히 '로젤'의 경우 기술보호를 위해 13개국에 해외특허 2건을 출원한 것을 포함해 모두 37건의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원사·수지분야뿐 아니라 필름과 산자(산업자재) 분야 기술력도 국내를 선도해 세계로 뻗고 있다.
필름분야에서는 '동시양면코팅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으며 폴리에스테르 필름은 세계 5위를 고수하고 있다.
또 CD, DVD시장 확대에 부응해 TFT-LCD에 쓰이는 전자재료용 필름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타이어 형태를 유지하고 차량 중량을 지탱하는 보강재인 타이어코드지는 세계 빅4 타이어업체인 미쉐린, 브릿지스톤, 구디어, 코틴엔탈사 등에 수출하면서 3년마다 증설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중국 난징에 증설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또 초배지, 토양안정제 등 토목건설자재용 '폴리에스테르 스판본드'는 국내 최고 생산량을 자랑하고 있다.
코오롱의 미래 발전상은 경북 김천공장의 선진 자동화시스템을 통해 엿볼 수 있다.
이 시스템은 제조공정에 컴퓨터를 도입, 원료 투입부터 제품 출고까지 모든 공정을 몇 개의 컴퓨터와 그 하부에 있는 통제장비가 제어 감시하는 'CIM(Computer Intergrated Manufacturing)'이다.
이 과정에서 사람 대신 로봇이 대다수 작업과 통제를 대신한다.
때문에 구미공장에서 4명이 할 일은 김천공장에서는 1명이면 족하다.
김천공장이 도입한 CIM은 이를 기초로 한 '생산정보관리시스템(Production Information Management System;PIMS)'을 통해 생산성과 품질을 높여 다품종 소량생산을 실현하고 있다.
김원상 김천공장장은 "화섬업계에서 컴퓨터를 이용한 자동화시스템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원사, 필름, 고분자응집제, 원료의약 중간재 등 제품의 부가가치를 크게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92년 김천공장 143명의 직원이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10년만에 직원은 500여명으로 약 4배 늘었으나 매출액은 36배를 훌쩍 넘겼다.
코오롱은 이같은 첨단기술력과 자동화시스템 덕분에 전천후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IMF 금융위기와 화섬공급 과잉으로 인해 국내 대표적 14개 화섬기업중 절반 가량이 워크아웃이나 화의에 처했지만 코오롱은 지난 75년 상장 이후 지금까지 한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다.
부채비율도 지난 2001년 이미 119%를 달성했고 차입금 규모도 지난 97년 9천900여억원에서 현재 6천400억원 가량으로 크게 개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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