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 - 중앙-지방 고리 찾자

경북테크노파크 서울사무소 개소식이 12일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이의근 경북지사와 이상천 영남대총장, 김희술 경북테크노파크 사업단장 등이 나란히 참석했다.

행사 관계자들은 "서울사무소는 지역 벤처기업의 이탈을 막고 저비용으로 서울 영업소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을 가지게 된다"며 한껏 고무됐다.

한마디로 '고향 사람을 챙길 수 있다'는 얘기였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서울소재 지역기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흔히 '서울'을 얘기하고 '지역이탈'을 걱정하면서도 서울에 소재한 지역 TK기자들에게는 그간 제대로 눈길 한번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갑자기 웬 TK기자 얘기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역할부문에서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

대구시나 경북도 간부들의 시각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게 없다.

과거 전화 한통이면 만사가 해결되는 시절이 있었음을 그저 회상할 뿐이다.

지금은 거의 끊기다시피한 중앙-지방간 연결고리를 탓하면서도 어떻게 '중앙'에 접근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그렇게 고민하지 않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앉아서 고스란히 당하는 경우가 많다.

다소 특이한 위치에 있는 '서울소재 지역언론'이 테크노파크 서울사무소 같은 창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적어도 중앙에까지 지역 여론을 환기시킬 수 있다는 점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대구시나 경북도의 간부급 공무원이 예산 문제 등으로 상경, 정부부처에 들러도 제대로 지역 언론에 알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당사자에게는 억울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그야말로 '불쑥 왔다 불쑥 내려가는 격'이다.

아니면 '누가 어디에 왔다갔다'는 알림성 보도자료가 고작이다.

상경해 누구를 만났고 어떤 내용물을 갖고 돌아갔는지 알 길이 없다.

심지어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지역 광역·기초 단체장들이 대거 상경, 한나라당 당사에서 당선자대회를 가졌지만 당 지방기자실에는 누구 하나 얼굴을 비친 사람이 없다.

TK 기자들은 기자실 문만 쳐다보며 '고향 단체장'들을 기다렸지만 허사였다.

부산지역 단체장들이 기자실 문턱이 닳을 정도로 찾아오는 것과는 대조됐다.

인사받자고 하는 얘기가 아니다.

지역 언론과 단체장이 그야말로 중앙을 상대로 공동 대응할 수 있는 공감대를 형성하자는 것이다.

이는 중앙과 지방을 이어줄 사람이 없다고 탄식하면서도 어떻게 접근하고 파고들지에 대해선 별다른 고민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소재 지역언론'의 위치가 바로 테크노파크 서울사무소의 역할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kimchi@imae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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