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시가 수년 전부터 우려됐던 쓰레기 처리문제를 안이하게 대처한 탓에 불필요한 예산 수억원을 낭비하고 있다.
외국에 주문한 쓰레기 '압축포장기'가 아직 도착하지 않아 수억원을 들여 기존 매립장의 쓰레기를 퍼내고 있는 것.
당초 시는 쓰레기문제 해결을 위해 남산면 남곡리 산97번지 일대에 '환경관리종합센터'를 건립할 계획이었다.
280억여원을 들여 16년간 사용 가능한 규모의 처리장을 짓겠다는 것. 그러나 이 계획은 주민 반대에 부딪혀 4년째 표류하고 있다.
게다가 23일부터는 영남대 부지내 쓰레기매립장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때문에 시는 지난해 4월말 주민 합의를 통해 오는 23일부터 공단 및 시내 6개동, 진량읍에서 발생하는 생활쓰레기를 진량공단 매립장으로 반입키로 했다.
이곳 매립장은 '환경관리종합센터'가 완공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쓰레기를 보관하는 장소. 공간이 좁기 때문에 쓰레기를 압축 포장해 쌓아야 한다.
여기에 필요한 것이 압축포장기. 외국에서 생산되는 이 기계를 매입하려면 조달청을 통해 구입신청을 해야 한다.
경산시는 진량공단 매립장 사용이 결정된 지 3개월여만에 조달구입신청을 했고, 2차례 구매 입찰이 유찰된 뒤 지난해 11월 간신히 스웨덴 업체와 계약을 맺었다.
구입절차가 늦어진 탓에 당장 10여일 뒤부터 가동해야 하는 압축포장기는 아직 스웨덴 현지에서 선적조차 안됐다.
게다가 이라크 전쟁이 발발할 경우 언제 국내에 들어와 설치될지 알 수 없는 상황.
진량공단내 반입 처리도 차질을 빚게 되자 시는 뒤늦게 남천면 쓰레기매립장을 임시 사용키로 했다.
그러나 이곳도 80% 가량 매립된 상태여서 여유 공간이 없다.
때문에 시는 지난달부터 t당 10여만원의 비용을 들여 남천면 매립장내 쓰레기 1천700여t을 퍼내 민간 쓰레기처리업체에 위탁처리하고 있다.
쓰레기를 퍼내 외지로 보내서 생긴 공간에 새로 발생하는 생활쓰레기를 매립하겠다는 것.
한 시민은 "기존 매립장의 쓰레기를 퍼낸 뒤 새로운 쓰레기를 묻겠다는 발상이 한심스럽다"며 "압축포장기가 필요한 것은 이미 10개월 전에 알았는데도 늑장 주문한 탓에 수억원의 혈세를 쓰레기 퍼내기에 낭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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