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교 덩치 큰 화원 '영양 결핍' 학교 태부족·도로는 상습정체

또하나의 대구 신시가지로 부상한 화원. 아파트 건설이 집중되고 있으나 생활 시설들이 제때 갖춰지지 않아 입주민 불만이 적잖다.

이미 인구가 5만명에 이르렀고 앞으로 계획된 개발 면적만도 25만여평에 달한다.

보다 종합적인 개발계획 수립과 투자가 시급하다.

◇얼마나 성장하나?=인구 5만여명인 화원읍의 1만5천여 가구 중 60%인 9천여 가구 주민이 아파트 입주민들이다.

특히 2000년에는 명곡지구에 4천300여 가구가 입주해 신시가지로서의 특성을 명확히 했다.

반면 농가는 900여 가구에 불과하다.

여기다 오는 6월에는 1천700 가구분의 본리택지에도 입주가 시작되고, 같은 시기 달성농수산물류센터(설화리)도 문을 연다.

이 센터 하루 출입 차량만도 3천여대나 될 것으로 예상돼 있다.

그뿐만도 아니다.

대구시는 구라리 20여만평의 생산녹지를 놓고 공업지구로 개발할 것인지 아니면 주거지구로 개발할 것인지 이미 타당성 조사를 벌이고 있다.

낡은 주택과 소규모 공장들이 밀집한 구라리 4만여평의 재개발도 추진되고 있으며, 천내리 옛 서일직물 부지 1만여평은 태왕주택이 매입해 아파트 건설을 서두르고 있다.

이들 지구들의 개발이 완료돼 아파트 등이 들어 설 5년여 후에는 또다시 8천여 가구 2만5천여명의 인구가 증가할 것이라고 달성군청측은 전망하고 있다.

◇열악한 교육환경=그러나 급격한 신시가지화에도 불구하고 화원에는 각종 생활시설들의 구비가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

전체 3개 있는 초등학교 중 화원초교는 무려 69학급이나 되고 급당 평균 학생수도 42명에 달해 대구시내 초교 평균 35명을 엄청나게 초과하고 있다.

이 초교 유영숙 교감은 "다음 달에 천내초교가 추가 개교할 예정이어서 900여명을 전출시킬 수 있게 됐으나 과밀학급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평준화 고등학교도 화원고 한 개뿐이어서 현지 중학교 졸업생들이 일부 달서구의 고교로까지 배정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때문에 지역민들 사이에서는 교육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은 달서구로 초교 때부터 자녀를 위장 전출시키는 일이 빈발하고 있다.

고2·중2생 자녀를 달서구의 상인고·무학중에 보내는 신모(45)씨는 "다른 사람들은 자녀를 수성구까지 보내는데 달서구로라도 보내야 하지 않겠느냐?"며 주변 이웃들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달성교육청 관계자는 "학부모들 사이에 자녀 위장 전출 얘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화원에 평준화 고교를 늘리고 질좋은 교육환경을 조성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했다.

◇교통 여건도 불만=화원 일대를 통과하는 국도·고속도의 교통량은 이미 전국 최다로 평가돼 있다.

2000년도 기획예산처 조사에서는 국도5호선 화원~논공 구간 하루 교통량이 무려 5만8천여대나 돼 전국 유사 관문도로 중 최다로 밝혀졌고, 구마고속도 화원톨게이트 하루 교통량도 2만9천여대에 달해 대구권 톨게이트 중 최다이다.

이때문에 대곡~화원~옥포 사이 국도 5km에서는 출퇴근 시간마다 극심한 교통정체가 빚어지고 있다.

명곡지구 입주 등으로 화원지역 교통수요가 또 대폭 늘었는데도 도로망 확충은 이뤄지지 않은 탓.

조성제 화원읍 번영회장은 "교통수요가 날로 증가하는데도 대책은 지지부진해 분통이 터진다"며, "지하철의 화원 연장과 도시계획도로 건설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주민 김정수(56)씨는 "대구수목원(대곡동)~명곡지구 사이와 천내리~월배기지창 사이에 새 도로를 만든다길래 교통난 해소를 기대해 왔으나 올해도 예산 배정에서 소홀히 돼 2006년은 돼야 개통 가능하다니 화가 치민다"고 했다.

이들 도로 건설과 관련해서는 올해 처음으로 설계비만 계상됐다.

서부정류장의 명곡지구 인근 이전이 유야무야 되는 것도 주민들의 불만 대상. 명곡지구 김수진(38)씨는 "이곳 택지를 분양하면서 대구시가 서부정류장 이전 계획을 대대적으로 홍보해 놓고는 지금까지 아무 조치도 없다"고 비판했다.

서부정류장 이전은 도시기본계획에만 반영됐을 뿐 실천 계획은 전혀 마련되지 않고 있다.

◇집중 투자 시급=상황이 다급해지자 일부 개선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화원여고 박영대 교사는 "지역에 고교가 부족하고 전반적으로도 교육 환경이 뒤떨어지는 문제가 있어 화원고가 명문고로 발돋움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화원에 있으면서도 평준화 배정을 받지 못하는 동국고는 일반학군 전환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재성 교장은 "평준화 고교를 늘릴 필요성이 커져 동국고가 내년을 목표로 전환을 추진 중"이라며, "이를 위해 주민들을 대상으로 무료 어학강좌를 여는 등 학교 이미지를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체육·문화 시설로도 여성문화복지센터(설화리)와 군민독서실(천내리)이 올 하반기에 개관될 예정. 그러나 80ha 규모인 자연휴양림(본리리)과 축구장·족구장을 갖춘 10만여평 크기의 명곡체육공원은 조성 계획만 수립돼 있을 뿐이다.

생활시설 건설의 지체 현상에 대해 계명대 김한수 교수(도시공학)는 "도로·공공시설·상하수도 등 도시 인프라 구축과 주거단지 개발이 병행되지 않은 것은 대구 신개발지의 공통적인 문제점"이라고 분석했다.

경일대 김재석 교수는 "화원읍 도시 기반시설에 대한 집중 투자 필요성을 도시계획 심의 때 대구시에 지적했으나 소홀히 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병서기자 kb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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