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이 사상 최고에 달했으나 상당수 시민들은 여전히 에너지 절감에 무감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12일 낮 12시쯤 대구 범어동의 모보험사 영업소에는 근무 직원이 3명뿐인데도 사무실 천장의 형광등은 모두 켜져 있었으며, 햇빛이 잘 드는 화장실에도 불이 켜져 있었다.
같은 날 신천동 ㅇ아파트, 범어동 ㄱ타운, 용산동 ㅅ주공아파트 등 취재팀이 둘러 본 10여개 아파트 단지의 상당수 가구는 실내를 적정온도 이상으로 높여놓고 있었다.
대곡동 ㄱ아파트 한 주민은 "지역난방 사용료가 실내 온도차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아 겨울엔 온도를 27℃로 고정시켜 놓고 있다"고 했으며, 신천동 ㅅ아파트 장모(33·여)씨는 "인근 부유층 아파트에서는 한겨울에도 반팔·반바지 차림으로 지내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자동차 경우도 지난 1월 대구지역 등록대수(7천51대)는 작년 1월(5천585대)보다 대폭 늘었고 특히 경승용차(배기량 800cc)는 지난해(283대) 1월보다 절반 이상 줄어 121대에 불과했다.
등록사업소 관계자는 "기름값이 올라도 중대형차 선호는 여전하다"며, "경차에 대한 특혜를 더 늘려야 할 것"이라고 했다.
포항환경운동연합이 지난 6, 7일 밤 11시30분부터 새벽 1시까지 포항지역 야간 비영업장 에너지 낭비 실태를 조사한 결과 60% 이상이 불을 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기관 16곳과 자동차영업소 14곳 등 30곳이 영업을 끝내고도 불을 켜놓고 있었으며, 이동통신업체 14곳 중 7곳(50%), 백화점·할인마트 13곳 중 7곳(54%)도 그런 것으로 집계됐다.
대구에너지시민연대가 지난 6일 밤 11시부터 7일 새벽 1시까지 대구시내 주요 관공서·금융기관·백화점·대형마트 등 100곳을 대상으로 간판 점등 여부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그 중 72%가 불을 켜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청 등 관공서 14곳 중 9곳(64.3%)이 새벽 1시까지 소등하지 않았고, 심지어 한전 대구지사 대형간판 조명등도 새벽 늦게까지 켜져 있었다는 것.
이 단체 정현수 사무국장은 "간판 규격과 간판당 총에너지 사용량과 비영업장의 점등 시간을 규제하는 등 옥외광고물 조례를 고쳐야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포항환경운동연합 정기일 사무국장도 "비영업 시간엔 전등을 끄도록 법규를 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에너지 낭비가 심하자 대구시는 대형매장 등의 외부 조명시설 영업시간 외 소등, 가로수 조명 철거, 실내 적정온도 유지, 고효율 조명기기 확대 보급, 주유소·LPG충전소의 옥외조명 사용 억제, 승용차 10부제 실시 및 카풀 참여 촉진 등 에너지 절약 대책을 마련, 13일 관련 업체 등에 협조를 요청키로 했다.
그러나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김희호 교수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우리 경제의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태양력·풍력·조력 등 대체에너지를 개발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민자를 확대 유치하고 연구개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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