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핵폐기물 임시저장고서 빗물 새

정부의 핵폐기장 후보지 발표로 울진 등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울진원자력발전소의 핵폐기물 임시 저장고에 빗물이 스며드는 등 누수현상이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부실시공과 함께 안전성에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울진원전측은 이러한 사실을 감시·감독기관인 과학기술부에 몇달째 보고조차 하지 않은 채 임의대로 빗물을 수거, 처리한 것으로 드러나 사고 축소 및 은폐 의혹을 낳고 있다.

울진원전 작업자들에 따르면 작년 7,8월 집중호우로 방사선에 피폭된 방호복 등의 잡고체와 농축폐액, 폐필터 등 방사성 폐기물을 보관하는 2개의 임시저장고중 제2저장고에 상당량의 빗물이 유입됐다.

방사성 폐기물을 드럼통에 넣어 보관하는 저준위 저장고 벽면 2,3곳과 홍보실, 중준위 저장고 뒤쪽 벽면 등지에서 누수현상이 발생하자 원전측은 작업자들을 긴급 투입, 유입된 물을 상당량 수거해 과기부 등에 보고 않고 임의대로 처리했다는 것.

한 작업자는 "저장고 벽면 곳곳에 심한 크랙(틈)이 생겼고 이 틈을 통해 빗물이 스며든 것 같았다"며 "주변보다 저장고의 지대가 낮아 물이 제대로 빠지지 않을 땐 배수로에 모터를 설치해 퍼낸 적도 있었다"며 부실시공 의혹을 제기했다.

녹색연합 석광훈 차장은 "저장고에서 외부로부터의 빗물이 유입됐다는 것은 반대로 그 안에 상존하는 방사성 물질의 외부 누설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라며 대기 및 지하수 등의 2차 오염피해를 우려하는 한편 "건조 상태의 저장고에 수분 유입은 철제 드럼 부식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이에대해 과학기술부 울진원전 주재관실측은 "원전측으로부터 공식 보고를 받지 못해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지 않다"고 말해 방사선 안전관리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울진원전측은 진상 확인요청에 처음엔 강력히 부인을 하다 뒤늦게 "저준위 저장고 벽면 두 곳에서 1.5ℓ정도의 빗물 유입이 있었다"고 시인하면서도 "바깥 압력보다 저장고 안의 압력이 낮기 때문에 방사선 누설은 있을 수 없으며 보수 공사도 이미 완료한 상태"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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