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대구점이 동성로 상권의 무게중심을 이동시킬 수 있을까.
21일 롯데 대구점의 개점으로 동성로 중앙파출소에서 대구역사에 이르는 1km 구간이 남북대결 양상을 띠게 됐다.
서울 명동, 부산 광복동, 광주 충장로 등 전국적 명성을 가진 도심상권이 상대적으로 쇠퇴했지만 대구백화점 본점을 중심으로 한 반경 500m내 5천여개의 로드숍이 주축이 된 동성로 상권은 어느 도심상권보다 소비경제를 주도해왔다.
동성로 상권의 경쟁력은 야시골목, 로데오거리, 통신골목, 웨딩상가 등 다양한 전문상가와 합리적인 쇼핑동선, 백화점과의 경쟁을 통해 자생력을 키워온 로드숍이 절묘하게 배치된데서 나온다.
하지만 국채보상로 건너편 대구역쪽은 같은 동성로 상권이지만 남쪽 상권에 밀려 그다지 강한 시장지배력을 보여주지는 못한 것이 사실. 이곳은 동아백화점 본점과 교동시장, 로드숍이 형성돼 있지만 시장규모나 매장의 다양성에서 남쪽 상권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롯데 대구점 개점을 계기로 남쪽에 무게중심이 쏠렸던 동성로 상권의 판도변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롯데의 기업브랜드와 상품력, 9개관에 이르는 멀티플렉스 영화관, 대형문화센터 등 고객을 유인할 수 있는 요소가 많은데 따른 기대심리의 표출이다.
하지만 로드숍의 경우 북쪽은 업체 다양성이나 쇼핑동선에서 남쪽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동성로 상권 남북대결의 대표주자는 남쪽상권에서는 대백본점과 엑슨밀라노, 북쪽상권은 롯데 대구점과 동아백화점.
매출규모면에서 대백본점과 롯데가 3천300억원을 잡고 있고 패션·의류전문점인 엑슨밀라노와 동아본점이 800여억원을 목표치로 하고 있어 일단 외형은 엇비슷하다.
또 남쪽 상권에는 5천여개의 로드숍과 갤러리존 그리고 각종 전문골목이, 북편에는 교동시장, 밀리오레, 2천여개의 로드숍 등이 경쟁하며 세를 이루고 있다.
김진섭 퀸스로드 대표이사는 "롯데 대구점의 출현이 상권판도 변화에 어느 정도는 변수가 되겠지만 단기간내에 수십년간 다져진 동성로 남쪽 상권이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져온 터전 "걱정없다"
△박병준 대백본점 점장=아무리 롯데라지만 동성로 상권의 무게중심을 옮기는 것은 어렵다.
동성로 남쪽상권은 쇼핑과 볼거리 먹을거리가 모두 충족되는 곳으로 수십년간 다져온 상권이다.
롯데 대구점은 상품구성에서 대구백화점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본다.
롯데가 오죽 내세울 것이 없었으면 대구점의 대표적인 지향점을 '호텔같은 서비스'에서 찾겠느냐. 개점 초반에는 손님들의 일시적인 쏠림현상이 나타나겠지만 대백본점의 매출타격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격적 마케팅 대처
△이승일 엑슨밀라노 대표이사=롯데와 업태는 다르지만 '고래등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격으로 백화점간의 경쟁에 따른 여파가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단골고객을 뺏기지 않도록 지난해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겠다.
21일부터 사은행사를 시작으로 3월까지 경품 및 사은행사를 지속적으로 하고 친절서비스를 생존전략으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판매직원을 외부기관에 파견, 교육하고 상인연합회와 함께 교환, 환불 등 소비자불편을 없애는 데도 노력하겠다.
또 이벤트를 활성화해 엑슨밀라노에 가면 매일 볼거리가 있다는 인식을 심겠다.
◈상권이동 기폭제 될 것
△안세영 롯데 대구점 점장=롯데 대구점은 9개관, 1천800석의 멀티플렉스 영화관과 대형 문화센터, 지역소비자들이 여태껏 경험하지 못한 특급서비스로 동성로 중심상권을 북편으로 이동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지역백화점이 따라 올 수 없는 상품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소비자들의 평가를 받을 것이다.
교동시장이나 로드숍과의 연계마케팅도 구상하고 있다.
다만 대구점이 국철 지하철 시내버스가 모두 통과해 교통접근성은 좋지만 정체가 잦은 주변 도로여건은 걱정거리다.
◈북쪽 전반적 활기띨 것
△이경하 동아본점 점장=롯데 대구점 개점은 동성로 북편상권으로 유동고객을 크게 불려 대구역사 주변 상권 전체에 활기를 가져올 것은 분명하다.
'길거리마케팅'과 롯데와 차별화된 점을 부각해 동성로 북쪽상권으로 유입되는 고객들을 잡겠다.
다만 이 곳 상권이 더 활성화하려면 제일은행에서 대우빌딩 구간 상가정비가 필요하다.
'땡업자'중심에서 벗어나 정상매장의 의류전문점이나 먹을거리, 볼거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매장이 더 강화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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