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현장은 오후 늦도록 수습이 안돼 혼란이 계속됐고, 유가족들은 발을 동동거렸다.
연기가 일부 걷힌 오후 3시30분쯤 취재팀이 들어갔을 때의 승강장 모습은 전쟁터 같았다. 출입구로 내려서자 말자 매케한 연기가 코를 옥죄어 왔고 지하 1층 첫번째 광장에는 유독가스가 가득 채우고 있었다. 앞은 보이지 않았고 옆 사람조차 분간하기 힘들 정도였다.
지하 2층을 거쳐 사고 현장인 지하 3층 승강장에 도착하자 불에 탄 전동차는 앙상한 뼈대만 드러내고 있었다. 안심방향 및 대곡방향 객차 12량은 나란히 서 고철로 변해있었고 아직도 객차 내부 곳곳에 불이 타 오르고 있었다. 창문은 엄청난 열기로 거의 녹아내렸고 전동차에는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열기가 남아있었다.
전동차 안팎에는 시체들이 나뒹굴고, 승객들의 가방, 신발, 안경 등 유품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소방관들은 사고 현장 곳곳을 헤집으며 사체를 업고 출구로 빠져 나왔고, 혹시나 숨이 남아있지 않을까 싶어 손마디를 시체의 가슴 위에 대 보고 있었다.
역무원들이 상주해 있던 지하2층 사무실도 완전히 그을려 있었고 이곳에서도 열이 남아 있었다.
○…오후 4시 현재까지도 지하철 출구는 물론 환기구 곳곳에 유독가스가 계속 발생, 현장 관계자들이 마스크를 하고 있으면서도 매케함때문에 고통을 호소했다. 소방관들도 구조작업 직후 지상으로 나와 검게 탄 얼굴로 가쁜 숨을 내쉬었고 한켠에서는 유독가스 해소를 위한 음료를 마시기도 했다. 한 소방관은 "연기때문에 구조작업이 어려울 정도였지만 참고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구조과정에서 소방관과 의무경찰관 일부가 부상을 입었다.
○…화재가 오후 1시38분쯤 거의 진압되면서 인명 구조작업이 본격화됐다. 이어 오후 2시쯤부터 중앙역 1번 출구를 통해 사체가 잇따라 인양되기 시작했다. 구조대원들은 "지하철 내에 아직도 많은 사체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몇 구가 더 남아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지하 2,3층의 천장부 구조물 일부가 무너지는 바람에 조명 시설이 없어 시야 확보가 안된다는 것. 이때문에 소방관들은 전선 연결을 통해 시야 확보 작업을 벌였으며, 이와 동시에 사체 인양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한편 승강장이 있는 지하 3층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구조대원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후 2시30분 현재 전동차 3량의 문이 닫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객차 안에는 만질 경우 살이 흐무러질 정도로 훼손된 사체 10여구가 있다고 구조대원들은 전했다. 그 상태로는 인양이 불가능하다는 것. 구조대원들은 그 외에도 상당수 사체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오후 2시40분쯤 연기를 끌어내는 배연차 1대가 도착, 약 30분만에 지하철 내 연기는 거의 사라졌다. 오후 3시10분쯤엔 전동차 안에 시신이 널려있는 모습이 드러났고, 전동차에서 플랫폼까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쓰러진 주검들도 보였다. 지하철 2대의 전동차 12량 내부가 완전히 소실된 것으로 보였다. 구조대는 오후 3시를 넘기면서 야간 작업에 대비, 배선 설치 작업에 착수했다.
○…경북대 법의학팀 채종민 교수 외 2명은 유골 수습을 위해 3시45분쯤 현장으로 진입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사체가 심하게 훼손돼 법의학팀의 지휘 아래 수습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여건이 안됐기 때문.
○…아카데미 시네마 옆에 설치된 병원 이송 상황판 앞은 100여명의 실종자 가족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김동래(50.대구 상인동)씨는 "딸이 아침에 지하철 탄다고 나간 후 연락이 안돼 바로 달려 왔다"며 "상황판에도 이름이 없고 휴대폰도 연락이 안돼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고 했다.
○… 충북 제천에서 왔다는 민웅기씨는 조카딸 민심은(27)양이 실종됐다며 현장 상황실을 찾아 거세게 항의. 민씨는 사고 발생 7시간이 지났는데도 생사확인이 안된다며 관계당국의 무성의를 질타했다. 다른 유족 1명은 건너편 객차의 차량문이 열렸는지 여부조차 확인해주지 않는다며 항의. 이 유족은 때문에 대피를 못했을 것이라며 통곡.
○… 대구 중부소방서장은 오후 3시15분 상황보고를 통해 222명의 사상자가 발생, 그 중 22명이 숨지고 134명이 부상했다고 잠정 집계했다. 소방서장은 또 실종자도 66명 발생했으며 객차 12량이 전소돼 수십억원의 재산피해가 났다고 보고했다.
○…대구여성회관 자원봉사자 20명은 이날 낮 12시부터 중앙네거리~대구역 사이에서 실종자 가족, 소방관, 경찰, 의사 등에게 커피, 라면, 음료수를 제공했다. 중부소방서 여성소방대와 119감시단 20여명도 라면.음료수.식사 등을 제공하며 구조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 이근식 행자부 장관은 오후 3시30분쯤 사고 현장을 방문,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위족들을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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