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으로 세계 200여개 국가원수, 리더들의 평균연령을 계산해보니 약 60세, OECD 국가원수의 평균나이는 그것보다 더 낮은 57.57세다. 세상이 갑자기 젊어지긴 젊어진 것이다.
이런 조사를 하면서 불쑥 나이 든 사람들은 무엇으로 사는가? 하는 질문을 가지게된다. 서양의 나이 든 세대, 그들은 기본적으로 삶의 철학이 우리와 다르다. 그들의 삶의 철학은 '행복추구'다. 따라서 '만족'에 대해 우리와는 달리 적정선이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우리의 국왕이나 정승 등 국가운영세력들은 은퇴할 줄을 몰랐다. 사망직전까지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물러날 줄 몰랐고 만족할 줄 몰랐다. 은퇴라는 말, 그리고 60세 또는 65세의 적정선을 그은 사람들은 서양인들이다.
그들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여 국가발전에 어느 정도 기여를 하고 난 뒤에는 누구나 할 것 없이 은퇴한다는 것을 삶의 기본개념으로 삼았다. 30년간 직장생활을 하면서 내 삶의 스승은 동료나 상사 교수가 아니라 놀랍게도 부모님들이었다.
그들의 평범한 삶의 지혜가 갖가지 어려운 고비를 넘기는 데 가장 큰 도움이 되었고 무엇보다 다 포기하고 싶을 때 그들에게서 배운 삶의 용기가 가장 큰 무게로 다가왔었다. 이렇게 아까운 우리 선배들의 갖가지 경험을 무조건 보수니, 낡은사고니 하며 부정한다는 것은 엄청난 국가적 낭비가 아닐 수 없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보수세력이 시름에 잠기고 의욕을 잃고 때로는 울분, 불평에 낙담하고 있을 때 그들을 감싸안고 새로운 의욕을 주면서 길을 보여주는 것이 국가경영진의 의무라 아니할 수 없다.
서구에서는 60~65세에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은퇴를 하는데, 그러면서도 그들이 가지고 있는 노하우와 값진 경험을 사회에 고스란히 내어놓도록 다양한 채널과 통로를 만들어 준다.
특별한 지식층과 전문지식집단들을 각종 위원회, 협의회, 세미나, 포럼 등으로 끌고나와 그들의 지식과 경험을 신진세력들에게 전수하는 일거리를 준다.
후학을 교육시키는 분야에서는 본인이 희망하는 한 일자리가 있다. 은퇴인구 중 많은 사람들이 책을 쓰고 책을 읽는다. 지식층이 자신의 경험이나 노하우를 책으로 뱉어내게 정책적으로 유도하기 때문이다.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한 국가지도자의 연령은 젊어져도 국가의 허리가 되는 중장년층이 그래도 긍지를 가지고 자신들의 일을 갖고 있는 것이다. 서구의 은퇴인구 대부분은 이런 저런 자원봉사활동을 한다.
그들이 가장 즐기면서 참여하는 일이 지역사회 자원봉사인데,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과 열성으로 일하면서 잊혀진 세대가 아니라 현실사회의 일원으로 큰 소리를 낸다. 노인들에게 쉬라고 하는 것이 모욕이라는데, 그들이 참여할 일거리 또는 삶의 긍지를 찾을 수 있도록 그들을 필요로 하는 분야를 연구해야한다.
전문지식을 가진 은퇴인구들이 젊은이들과 네트워크를 만들어 스승 (mentor), 선배 역할로 긍지를 갖도록 일거리를 주고, 여성들에게는 한국의 전통음식, 음악, 예식 등을 가르치는 전당을 만들어 잊혀져가는 우리문화를 젊은이들이 의무적으로 배워야 하는 제도를 만들 수도 있겠다.
미국의 유명 미래학자 리프킨은 '소유의 종말'에서 미래에는 누구나 자동차 반도체 생산국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세계시장에 내다 팔 수 있는 것은 문화관광 뿐이라 했다. 아무도 흉내낼 수 없는 것이 각 국가 고유의 문화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은퇴 후는 국가가 노후를 책임져준다는 전제하에 하루종일 즐기기만 하는 것도 사치가 아니라 삶을 풍요롭게하는 일이라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스스로 만족하면서 정신건강 신체건강을 이루면 국가의료비용절감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서구의 은퇴인구들은 각종 놀이와 게임, 레저를 즐기는 삶이 발달되어 그들은 진정 젊어서 일하고 늙어서는 논다. 이 말은 즉 우리도 이제 손에 들어온 것을 놓을 수 있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박영숙(호주대사관.문화공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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