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처럼 청명한 햇살과 젊은 여인의 머릿결같은 바람이 부는 남국의 섬 하와이. 하와이의 여러 섬 중에서도 세계 최대의 휴화산으로 혹성에 온 듯한 신비감을 주는 할레아칼라 화산과 와일루아 폭포 등 천혜의 자연을 간직한 마우이섬에서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선수들이 연일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다른 어느 해 스프링 캠프때보다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선수들의 훈련 자세가 눈길을 끄는 가운데 지난해 부진했던 투수 김진웅이 재기를 위해 절치부심, 눈길을 끌고 있다. 2001년 시즌까지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다 지난해 추락했던 김진웅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재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팔꿈치 부상에 시달렸던 김진웅은 지난해 시즌 종료후 다른 주전급 선수들이 푸짐한 우승 보너스를 받자 제주도 마무리훈련때부터 이미 독기품은 모습을 보여 코치들을 놀라게 했다.
이때부터 술을 끊은 그는 스스로 훈련 강도를 높여 코치들이 무리하지 않도록 당부할 정도로 자신을 강훈 속으로 몰아넣었다. 하와이 전지훈련에서도 그의 강훈은 계속되고 있다. 100m, 200m 달리기 등 투수들에게 부과된 러닝 프로그램을 하루 40회 실시한다.
종전에는 20회 하는 데 그쳤으니 배로 늘인 셈이다. 현재 몸무게는 91㎏으로 최고 구위를 보이는 88㎏까지 몸무게를 줄여야 한다. "이제 몸이 아프지 않아 공 던질 맛이 납니다.
올해는 팬들에게 반드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시즌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김진웅은 현재 70~80%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구속은 최고 141~142㎞ 정도지만 구위는 묵직하며 커브, 체인지업 등 변화구의 제구력도 가다듬고 있다.
18일 열린 자체 청백전에서 김진웅은 7타자를 맞아 3개의 탈삼진과 안타 1개를 허용하며 무실점, 좋은 컨디션을 보였다.양일환 투수코치는 "지금까지는 아프다고 하지 않아 부상에서 회복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시즌 개막때까지 현재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상승시킨다면 구속도 140㎞대 중후반으로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웅의 재기는 본인에게도 중요하지만 삼성에게도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지난해 임창용과 엘비라를 중심으로 선발 마운드를 꾸려왔던 삼성은 김진웅이 선발 로테이션에 정상적으로 합류해야 마운드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운드의 전력 보강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김진웅이 10~15승 이상을 던져준다면 삼성은 한국시리즈 2연패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포수 진갑용은 "진웅이가 매우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예전의 모습을 회복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만큼 올 시즌에는 재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진웅은 사진 찍기를 쑥스러워 했다. "야구 잘할 때 사진 찍는다면 좋을텐데"라고 얼버무리는 모습에서 그의 의지가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새삼 알 수 있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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