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하철 방화 참사 첫날, TV화면을 지켜보던 어느 시민이 '또 대형사고인가'라고 했고 사고 수습장면을 지켜보던 사람도 "또 반짝했다가 또 잊겠지"라고 말하면서 "또"라는 말을 붙였다.
왜 시민들이 '또'라 했을까. 어이없는 대형 인재가 계속 일어나고 아까운 인명이 대량 희생을 가져오는 참사가 발생할 때마다 안전불감증에 대한 '경계경보'가 되풀이되는 데도 유사 사고가 끊이지 않는 데 대한 시민들의 한탄의 소리를 강조한 것이다.
우리의 고질병인 안전불감증은 근본 치유방법조차 찾을 길 없는가 하는 절망감마저 들게 한다.
50대 남자가 처음 라이터에 불을 붙일 때 전동차 내 소화기만이라도 사용할 수 있게 비치돼 있었더라면, 정전이 되지 않고 '비상구' 표시라도 제대로 갖춰져 있었더라면 200여명이 사망, 실종하는 대형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모든 사항이 안전불감증이 빚어낸 비극이 아닌가.
지하철 뿐 아니다.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대구가스폭발 등 후진국형 인재를 수없이 겪고서도 안전불감증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주된 원인은 우리의 '냄비근성'에 있는 것이다.
큰 사고를 당했을 때는 전국민이 나서서 난리를 치다가도 얼마 안가 사고의 교훈을 쉽게 잊어버린다.
유사 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한 감시, 감독 등 일관된 행정은 물론 사회적 결의가 수반되지 못한 결과다.
전국민이 동참하는 안전의 생활화와 안전 문화의 정착없이 우리의 고질병은 치유되지 않는다.
물론 안전시스템을 풀가동하여 취약부문에서의 사고 가능성을 제거, 예방하는 것은 정부의 몫이다.
지하철은 물론 전국에 산재한 공사장과 산업현장, 도로에서 안전수칙이 얼마나 지켜지고 있는지 다시 한번 주위를 살펴야 할 때다.
김창덕(경남 창녕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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