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 당첨금 1억원 전액을 사회복지시설에 기부한 사람이 나타났다.
따뜻한 마음씨의 주인공은 경남 의령에서 쉼터 관광농원을 운영하는 강도상(42)씨.
강씨는 최근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발행하는 엔젤복권 중 즉석식인 '억마니' 10장(1만원어치)을 샀다가 그중 한장이 당첨금 1억원(실수령액 7천800만원)의 1등에 당첨됐다.
21일 공동모금회에 따르면 강 씨는 이 사실을 통보받은 즉시 당첨금을 그동안 자신이 후원해온 장애인 시설 '사랑의 공동체 재활원'에 전액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강씨는 십수년 전부터 자신이 번 돈을 거의 전부 이 재활원에 기탁온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가 이 재활원과 인연을 맺은 것은 동생 도근(40)씨가 대학 재학 시절 시위 도중 다쳐 심한 정신질환을 앓게되면서부터다.
동생 도근씨는 한때 정신병원에 수용됐다가 이 재활원으로 옮겨졌으며 이 때부터 도상씨는 돈을 버는대로 재활원에 기부하며 정성을 쏟았다.
강씨는 지난 82년부터 부산체신청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다 92년에는 까치제지(주)라는 조그만 제지업체를 설립해 운영했고 이 때부터 수익금 가운데 상당액을 재활원에 기부해 지체·정신장애자, 고아, 미혼모 등을 돌봐왔다.
강씨는 "의사 등 친구 11명을 규합해 돈을 모아서 매달 재활원에 지원했다"면서 "하지만 요즘은 지원을 많이 못하는 바람에 한때 150명이나 되던 재활원 식구가 30여명으로 줄어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강씨가 돌보던 재활원은 요즘 보금자리를 옮기기 위해 계약을 해 놓은 상태였는데 강씨의 복권 당첨 덕에 이사하기가 훨씬 쉬워졌다.
한편 모금회 관계자는 "이 복권 1등 당첨 확률은 20만분의 1"이라면서 "당첨금 전액을 기탁한 것도 강씨가 처음이지만 당첨자로서 자기 신분을 밝힌 것도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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