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방화 사건으로 중앙로역 내부 구조물이 심하게 훼손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때문에 정밀 안전진단과 보강작업이 불가피해져 지하철 운행의 완전 정상화에는 최소한 반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구지하철공사는 지난 18일 방화로 인해 중앙로역 열차 운행 구간의 기둥과 천장 구조가 심하게 훼손된 것으로 판단돼 조만간 정밀 안전진단을 의뢰할 것이라고 20일 밝혔다.
공사는 이에 앞서 우선 20일부터 한국건설안전기술협회에 의뢰, 긴급 안전진단을 벌이고 있다.
공사에 따르면 이번 화재로 순간 최고 1천℃ 가량의 고열이 발생, 콘크리트가 지탱할 수 있는 600∼700℃ 수준을 크게 초과하면서 기둥과 천장의 일부 콘크리트 구조물이 녹아내렸다.
취재팀 확인을 통해서도 콘크리트가 일부 녹으면서 천장 부분의 철골이 밖으로 튀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지하 3층 플랫폼의 훼손 상태는 워낙 심해 맨눈으로 쉽게 확인될 정도였다.
지하철공사 김욱영 시설부장은 "천장과 기둥 일부가 열을 받아 팽창했고 기둥의 경우 역 구간 내 34개 중 20여개가 열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여 곧 안전진단 후 보강작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식 안전진단은 금명간 실시될 예정이며 그 후에 이어질 보강작업에는 적어도 4개월, 길면 6개월 가량 걸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경북대 건축학과 권영환 교수는 "콘크리트가 열을 받으면 표면에서 중성화가 진행돼 나무가 삭는 것과 같은 결과가 나타나면서 강도가 대폭 떨어진다"며, "그럴 경우 중앙로 플랫폼 위 지하 1·2층 상가와 중앙로 자동차 하중을 견디기 어려워 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중앙로의 교통 통제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구경실련 부실불량 추방위원회 양승대 사무국장은 "일단 300℃가 넘는 열이 발생하면 콘크리트의 성질이 바뀐다"며 "보강공사는 무조건 필요하고 시민들이 믿을 수 있는 안전진단을 위해서는 시민단체에게도 참여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 구조물 공사에 참가했던 대구시 한 기술직 공무원은 "콘크리트 보강 공사를 하게될 경우 양생 기간 동안 진동을 주면 안돼 지하철 운행과 보강공사를 병행키는 어렵다"며 "지하철 운행의 완전 정상화에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 공무원은 "곧장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은 전혀 없으므로 시민들이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안심해도 좋다"고 했다.
하루 승객이 14만5천여명이나 되고 대구의 수송 분담률이 7%나 되는 대구지하철 운행이 상당 기간 정상화되지 못할 경우 시민 불편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경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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