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뉴욕 지하철 '대형참사 없다'

뉴욕 지하철, 불이 난다면

대구 지하철 방화참사와 같은 사건이 미국 뉴욕에서 일어났다면 어떻게 됐을까.

이를 두고 뉴욕시 경찰은 지하철 테러 대책 개선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대구 지하철 방화사건을 연구중이다.

하지만 경찰관계자들은 이런 대형사건이 뉴욕에서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더구나 대구와 같은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은 더 희박하다고 뉴욕 타임스가 20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실례로 1995년 뉴욕 지하철에서 일어난 사제폭탄 폭발사건을 들었다.

폭발물이 터져 객차 안에 불이 붙었으나 피해는 부상 48명에 그쳤다.

다른 객차로 불이 번지지도 않았고 객차는 간단한 수리와 내부 청소를 거쳐 며칠 뒤 운행에 재투입될 정도였다.

뉴욕시는 이 사건 이후 지하철 안전대책을 대폭 강화했으며 시 교통당국 관리들과 학자들은 한결같이 뉴욕시에서 대구와 같은 참사가 일어날 가능성은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뉴욕시 관리들은 특히 지하철 출입문이 닫혀 승객들이 안에 갇히는 사태는 뉴욕에서는 일어날 가능성이 없다고 밝혔다.

뉴욕 지하철의 모든 객차들은 사고시 외부에서 전력공급이 끊기더라도 배터리에 의한 예비전력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출입문을 여닫고 비상등을 가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객차의 시트가 불길에 휩싸이면서 유독 연기로 뒤덮이는 것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시트를 비롯해 지하철의 모든 부품들은 불에 타지않는 불연성 자재만을 사용토록 하고 있다.

창문은 불이 붙을 경우 유독가스를 내뿜는 플라스틱 대신 유리로 만들고 외벽은 알루미늄이나 강철합금에 비해 열에 견디는 힘이 훨씬 강한 스테인리스 스틸을 사용한다.

새로 만들어지는 객차들은 30분간 화재가 계속되더라도 하부 장치에 손상을 주지 않도록 바닥을 불연성재료를 사용토록 하고 있다.

레이먼드 켈리 뉴욕 경찰 커미셔너는 지하철 테러 대책에 참고하기위해 경찰관계자들이 대구 사건을 연구 중이라면서 "아직 어떤 판단을 내리기에는 이르다"고 밝혔다.

뉴욕시 전철과 시내버스 운영을 담당하는 뉴욕운송공사의 기계부문 간부 진 샌손씨는 "대구 지하철 방화사건과 같은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항상 있지만 그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로버트 파스웰 뉴욕시립대 교통연구센터 소장은 엄격한 안전기준으로 뉴욕 지하철이 대구보다는 안전하지만 대부분의 승객들이 비상시 안전하게 객차와 역을 빠져나가는 방법을 교육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뉴욕운송공사 대변인은 "대구 지하철 방화 참사 등 일련의 사건으로 승객안전 교육을 더욱 강화해야 할 지도 모른다"면서도 "지하철 승무원들이 비상시 대처요령을 승객들에게 직접 안내해줄 수 있다"고 자신했다.

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